野, 지역위에 “이완용 부활 현수막 걸어라”… 비명계 “지나친 反日 프레임 역효과” 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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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들은 현장조사 ‘수박’ 색출나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이완용’ 문구를 담아 더불어민주당이 건 현수막. 뉴시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이완용’ 문구를 담아 더불어민주당이 건 현수막.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정부 여당을 직격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곳곳에 내건 가운데 일부 민주당 의원이 “부적절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방탄’ 프레임을 우려하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역구에 현수막 게시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주초 각 지역위원회에 ‘이완용의 부활인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시안을 전달했다.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방안이 친일 행태라는 취지로 ‘을사오적’ 이완용에 빗대어 비판한 것. 민주당은 ‘국민능멸 굴욕외교’ ‘친일본색 매국정권’ 등의 시안도 함께 내리며 “현장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게시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하지만 수도권 등 일부 지역 의원들은 “반일 프레임이 과하다”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소속인 한 수도권 의원은 “나도 내 지역구에 ‘이완용’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현수막은 달지 않았다”며 “문구를 좀 바꿔 현수막을 게시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여야가 극단으로 대립하다 보니 당에서 붙이려는 현수막 문구가 너무 자극적”이라며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구에선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수막 게시를 꺼리는 의원이 늘면서 ‘개딸’(개혁의 딸) 등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의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실제로 내걸렸는지를 지역구마다 확인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수박’(겉으론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의미의 은어)을 색출하겠다는 것.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는 지역구에 붙은 당 현수막 개수를 공유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 비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현수막을 붙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성 지지층의 민원이 쏟아지는 등 압박이 심하다”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재명 방탄#비명#개딸#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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