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미래지향” 기시다 “긴밀 소통”… 한일, 尹 17일이전 방일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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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징용해법 발표]강제징용 해법 도출까지
日기업 금전배상 놓고 한때 진통
尹 “담대한 결단 내려야” 돌파구
바이든 “동맹국 획기적 협력” 환영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설치된 강제징용 노동자상. 정부는 이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변제하는 방식의 강제징용 문제해법을 공식 발표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설치된 강제징용 노동자상. 정부는 이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변제하는 방식의 강제징용 문제해법을 공식 발표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마지막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에 양국 정부가 각자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6일 발표된 한일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 협상 과정에 대해 “6개월 이상 양국 공식 라인이 협의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참여 문제 등으로 협상이 교착 상태에 이르렀을 때 이를 돌파한 것은 일본과의 미래 지향적 관계에 주목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강제징용 판결 문제의 해법을 발표한 건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며 “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기 위해 미래 세대 중심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약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 발표와 관련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로 평가한다”며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다양한 과제에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다. 윤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일은 기시다 총리가 독일로 출국하는 17일 전에 윤 대통령이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물밑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의 16∼17일 방일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협상 교착에 尹 “담대한 결단 내려야”

한일 정부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이견을 좁혀 나갔다. 일본의 사죄 문제에 대해선 1998년 당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하자는 방향으로 협의가 됐다고 한다. 일본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금전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는 부분도 진통 끝에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참여를 둘러싸고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올해 초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피고 기업이 한국의 원고 측에 직접 배상하면 1965년 합의(한일청구권협정)를 깨는 행위”라는 일본 주장이 강경했던 것.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 문제 해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일본 기업의 결정에 연연하지 말고 담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에서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고 반일 감정만 고조되면서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배상도 이뤄지지 못했다는 인식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 바이든 , 이례적 환영 성명
양국 해법에 합의했지만 일각에서 나오는 ‘굴욕 외교’ 논란에 대통령실이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윤 대통령이 이날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군국주의 침략자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과거를 기억하는 게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강조한 것도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해법 발표에 대해 성명을 내고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간 협력의 획기적인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은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발표 종료 한 시간여 만에 나온 것으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미래지향#기시다#긴밀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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