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측 “유동규 유튜브 자제시켜 달라”…재판부 “영향 안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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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8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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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2022.11.18. 뉴스1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2022.11.18. 뉴스1
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의 유튜브 활동을 자제시켜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튜브를 안 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지난 기일과 달리 이날 유 전 직무대리는 출석하지 않았고, 구속 상태인 정 전 실장만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공판준비기일의 경우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은 “법정 밖에서 정 전 실장과 관련된 얘기를 100회 이상 유튜브를 통해 얘기하는 것은 통상적인 전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유 전 직무대리가 유튜브) 출연을 자제하도록 재판부가 소송 지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유 전 직무대리는 (정 전 실장과) 같은 피고인이면서 진실 게임에서 철저히 상반된 주장을 하는 사람”이라며 “불필요하게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거나 (재판부에) 편견, 예단을 조성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실장의 다른 변호인도 “피고인 간 주장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 명은 구속됐고, 다른 한 명은 자유로운 신변으로 일방적으로 여론전을 진행하면 구속된 피고인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강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2.27. 사진공동취재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2.27.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재판부는 “유튜브를 안 보고 있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유 전 직무대리에게) 주의는 주겠지만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보도 자유를 막을 수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불출석한) 유 전 직무대리가 직접 재판에 나올 경우 재판부에서 필요한 주의를 주는 것으로 하겠다”면서 “어느 범위에서 할지는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 전 직무대리는 지난 21일부터 정치평론가 유재일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장동 사건 관련 자신의 주장을 방송하고 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첫 만남에 대해선 “알라딘 요정 ‘지니’처럼 램프를 문지르지도 않았는데 나타났다”고 밝혔고, 정 전 실장·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는 의형제를 맺고 이 대표를 주군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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