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이상민 “이탈표 20%는 빙산의 일각…이재명, 조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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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8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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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8.18. 뉴스1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8.18. 뉴스1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비명(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온 것을 두고 “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실 그 물밑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더 크지 않겠나. 당을 우려·걱정하는 목소리나 생각들은 상당히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걱정과 우려가 큰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전날 본회의에서 297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최소 31명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그 정도의 숫자는 저도 예상을 못 했다”면서도 “지도부가 저변에 흐르는 분위기를 잘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 정도 숫자가 나온 건 우연히 합산된 숫자가 아니고 (의원들끼리)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진 건 맞을 것”이라면서도 “한두 사람이 기획해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건 과대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수의 이탈표가 나온 원인에 대해서는 “‘방탄 국회’ 비판이나 이 대표가 대선 당시 내걸었던 ‘불체포특권 폐기’ 공약을 이제 와서 뒤엎는 걸 불편해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것(기권·무효표)도 (체포동의안) 찬성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사태를 해결하고 당이 온전하게 발전하려면 사태를 엄혹하게 봐야 한다”며 “낙관적으로 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이) 충동적으로 했다든가, 우연에 의해서 했다든가, 또는 당대표 지도부의 설득을 그냥 무시했다든가 등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체포동의요청 이유 설명을 들으며 귀를 만지고 있다. 2023.2.27.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체포동의요청 이유 설명을 들으며 귀를 만지고 있다. 2023.2.27. 뉴스1
이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 또 다른 안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당 지도부나 전체 당의 대응에 따라서 또 다른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때 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이후 제출될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무효·기권표를 던졌던 의원들도 가결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며 “(의원들이) 이걸 부결시킬 수도 없고, 또 찬성하기도 그렇다는 복잡한 마음속에 기권·무효한 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향후 거취에 대해선 “당 대표 거취 문제를 앞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 대표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 대표가 억울하다 할지라도 자신의 문제로 당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는 만큼 당대표로서의 책임도 있는 건 틀림없지 않나”라며 “이 대표 리더십을 따라가긴 하지만 이렇게 가서는 당이 송두리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는 걱정이 깊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더십 공백이나 혼란이 당분간 있을 수는 있지만, 민주정당에서 특정인에만 의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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