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英 참전용사 만난 보훈처장 “정전 70주년때 방한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5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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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첼시왕립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6·25전쟁 영국 참전용사 7명을 만났다고 국가보훈처가 5일 밝혔다. 이 병원은 영국 퇴역 참전용사들을 위한 왕립병원으로 1692년에 완공된 영국의 대표적인 보훈 시설이다.

이날 박 처장은 참전용사들과 차담회를 갖고 73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이역만리 한국까지 와 헌신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7월 열릴 정전 70주년 기념식 초청장을 전달하며 한국을 찾아 70년간 발전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참전용사 7인 중 6인인은 보훈처가 진행 중인 유엔 참전용사 방한 행사에 참여해 방한한 적이 있지만 나머지 1명은 전쟁 이후 한 번도 한국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3일(현지시간) 영국 첼시왕립병원을 방문한 박민식 보훈처장(가운데)이 이 병원에 입소해 있는 6·25전쟁 참전용사 7인과 위로 티타임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3일(현지시간) 영국 첼시왕립병원을 방문한 박민식 보훈처장(가운데)이 이 병원에 입소해 있는 6·25전쟁 참전용사 7인과 위로 티타임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이날 참전용사들은 박 처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전쟁 당시 한국에 도착할 때 처음 밟은 땅이 부산이었다고 말하며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기도 했다. 피터 풀러브 씨(91)는 “지금도 부산을 기억한다. 최근 부산이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부산 엑스포에 대해 언급했다.

차담회엔 예능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서 2019년 노래로 우승을 차지한 참전용사 콜린 테커리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테커리 씨는 “6·25전쟁에 전우 6명이 참전했는데 4명이 전사하고 2명만 살아남아 영국으로 돌아왔다. 나머지 4명은 부산 유엔공원에 잠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리랑’을 부르기도 했다.

박 처장은 “영국 참전용사들의 기억에 부산은 곧 대한민국이었을 것”이라며 “70년 넘게 지난 지금도 부산을 기억하고 엑스포 유치 활동까지 알고 있는 애정에 감사를 표한다”고 답했다. 이어 “여기 계신 참전용사들이 부산을 응원해주면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을 방문 중인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왼쪽)이  3일(현지시각) 런던 국무조정실에서 조니 머서 영국 보훈 국무장관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영국을 방문 중인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왼쪽)이 3일(현지시각) 런던 국무조정실에서 조니 머서 영국 보훈 국무장관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차담회에 앞서 박 처장은 조니 머서 영국 보훈장관을 예방하고 정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영국 정부의 협조와 머서 장관의 방한을 요청했다. 박 처장은 면담에서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참전하고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파병한 영국 정부와 참전용사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머서 장관은 “기념행사에 반드시 참석할 것”이라며 “양국이 6·25전쟁으로 이은 혈맹의 인연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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