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악수 패싱’ 사태에 당내 자제 요구 고조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24일 0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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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연이어 공개 충돌하면서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의 갈등이 국민의 피로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친윤계 의원은 2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애들처럼 뭐하는 짓이냐”며 “거기 켜져 있는 카메라들이 국민의 눈이라고 생각하면 감히 그런 액션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한 마디할 때도 국민한테 얘기하는 것처럼 진정성을 다해서 예의를 갖춰서 얘기를 하고 그래야 된다”며 “자기 좀 기분 나쁘다고 국민 앞에서 하는 모습이 조금 안타깝다”고 했다.

이 의원은 “매일 아침마다 최고위원회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지금 다들 힘들어한다”고 당 내부 자제론을 전했다. 다만 양자 충돌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윤리위원회라든가 본인의 정치적 입지들이 위협받는 부분에 대해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불만을 표출했다고 보여지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도 “우려가 크다. 두 분 다 젊은 분들이기는 하지만 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저런 부분에서 조금 품위를 지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양새가 안 좋다”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한 두번 (충돌)으로 끝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부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이견은 비공개회의에서는 가능하지만, 공개회의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지금 우리는 여당”이라며 “최고위원은 당대표와 경쟁 관계가 아니다”라며 사실상 배 최고위원에 훈수를 뒀다. 이어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당대표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당대표의 미숙한 지도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최고위원이 달라진 당헌 체제를 아직 잘 숙지 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참석하면서 배 최고위원의 악수를 ‘패싱’하는 냉소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배 최고위원이 손을 내밀자 손을 뻗었으나 맞잡지 않고 밀쳐내면서 지나쳐 의장석에 앉았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뒤따라오던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을 맞이한 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이 대표의 왼쪽 어깨를 왼손 손바닥으로 ‘탁’ 치고 지나갔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후에도 당 지역위원장 공모 관련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보고 과정에서 서로 언성을 높였고, 급기야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번에도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배 최고위원은 자신이 첫 번째로 정희용 의원을 추천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혁신위원회 출범에 협조하지 않은 것처럼 언급된 것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이 대표에게 표출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러나 이 대표는 같은날 오후 “혁신위에 대한 사조직 논란을 일부 최고위원이 제기해주셨는데 오늘 최고위에서 명단이 결국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혁신위를 김빼는 지적이 꼭 필요했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안타깝다”고 배 최고위원을 거듭 저격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간 갈등이 외부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인선 관련 설전을 벌였고 20일에도 비공개 회의 발언 유출을 두고 설전을 주고받은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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