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인성 전염병’ 또 창궐한 듯… 코로나19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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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16일 1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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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황해남도 해주시 일대에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오른쪽)가 ‘최고지도자’용으로 준비한 의약품을 해주시에 지원하는 등 각종 대책을 지시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황해남도 해주시 일대에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오른쪽)가 ‘최고지도자’용으로 준비한 의약품을 해주시에 지원하는 등 각종 대책을 지시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방역 대응에 ‘2중고’를 겪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황해남도 해주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해 김정은 당 총비서가 ‘가정에서 마련한’ 의약품을 해당 시 위원회에 보냈다고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이번 전염병 의진자들에 대한 격리 대책을 빈틈없이 세워 전염 경로를 차단하고 해당 지역에서 집중 치료사업을 통해 “전염병을 하루속히 근절시킬 것”을 지시했다.

‘장내성 전염병’은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을 뜻한다. 북한에선 지난 4월쯤에도 이 같은 전염병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우리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에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북한 내에 홍역·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이 상당히 퍼진 상태였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다만 국정원은 “북한이 발표하는 코로나19 관련 발열자 수에 수인성 전염병 환자들이 포함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발열’ 원인이 코로나19인지 수인성 전염병인지 명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주민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처음 알렸고, 이후 매일 발열자 수 현황을 공표해오고 있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인성 전염병이 본격 창궐할 경우 방역체계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그 전파를 차단하고자 ‘봉쇄’ ‘격폐’ 방역에 나섰으나, 이 때문에 의료기기·물자 확보 등이 더 어려워졌단 지적도 제기된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황해남도 협동벌들이 밀·보릿가을로 부글부글 끓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황해남도 협동벌들이 밀·보릿가을로 부글부글 끓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다만 이번에도 김 총비서가 직접 나서 ‘전염병 근절’을 지시한 만큼 금방 ‘안정세를 찾았다’는 보도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의 경우 김 총비서가 ‘안정세’라고 평가한 뒤부터 당국이 발표하는 발열자 수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의료 인프라 역량이 상당히 낙후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내성 전염병은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질병이라고 본다”면서도 “(전염병이) 퍼질지 여부에 대해선 오늘 북한 보도만으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에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황해남도는 북한에서 ‘농업도’로 불릴 정도로 농업 생산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모내기철 인력 동원이 늘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현재 코로나19 대응 만큼이나 농업 생산량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염병 사태를 계기로 황해도에 방역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이번 장내성 전염병과 관련해서도 남북 보건의료 협력 차원에서 협력할 의향을 밝혔지만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통일부는 지난달 16일 북한 내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하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했으나 북한은 아직 그 ‘접수’ 의사마저 밝히지 않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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