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선 돈 봉투 살포 시도, 군위선 이장이 대리투표…선거판 혼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30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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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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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돈 봉투,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되는 등 막판 선거전이 혼탁해지고 있다.

전남 담양군에선 무소속 김기석 담양군수 후보의 선거운동원 A 씨의 차량에서 돈봉투 40여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30일 담양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26일 약 1200만 원의 현금을 승합차에 싣고 다니며 유권자들에게 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 차량에서 15만 원씩 담긴 봉투 41개와 210만 원, 400만 원이 각각 들어있는 봉투를 2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29일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기각했고, 경찰은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선거를 돕고 싶은 마음에 돈을 마련했다. 김 후보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곡성에서도 모 군수 후보자의 명함과 함께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경북 군위에선 ‘대리 투표’ 의혹까지 불거졌다. 군위경찰서는 의흥면 주민 5명 대신 거소투표를 한 혐의로 이장 B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거소투표는 몸이 불편해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선거인이 자신이 머무르는 곳에서 우편으로 투표하는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주민들이 사전투표를 하러 갔는데, 이미 거소투표를 마친 것으로 돼 있어 수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군위와 가까운 경북 의성에서도 불법 거소투표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북도선관위는 군위와 의성의 거소투표 신고자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앞서 25일에는 무소속 김영만 군위군수 후보의 지지를 부탁하며 수백 만 원의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김 후보 처남인 C 씨가 경찰에 구속됐다. 소멸 위험 지역으로 꼽히는 군위군에선 선거를 앞두고 최근 수십 명이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과 선관위가 조사에 나선 상태다. 의성경찰서도 군의원 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부탁하며 주민들에게 2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넨 혐의로 한 선거운동원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군위·의성=명민준기자 mmj86@donga.com
담양=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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