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왜 ‘미사일 발사’ 숨기나…‘추가 발사’ 후 공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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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전날인 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는 다소 이례적 행보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5일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통상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 관영 매체를 통해 전날 발사한 미사일의 이름과 성격, 의미 등을 구체적으로 보도해온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12시3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70㎞, 정점고도는 약 780㎞로, 최고 속도는 마하11(초속 3.7㎞) 수준으로 탐지됐다.

이를 두고 북한이 ‘안정성’이 검증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시험발사했거나 정찰위성을 시험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특히전날 발사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시험’이라고 주장했던 지난 2월27일(비행거리 300㎞·고도 620㎞)과 3월5일(비행거리 270㎞·고도 560㎞) 시험발사한 미사일과 비행궤적이 유사해 보인다.

다만 정찰위성 시험은 신형 ICBM인 ‘화성-17형’의 1단 추진체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ICBM 성능 시험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화성-17형’은 북한이 지난 3월16일에도 시험 발사했지만 초기 단계에서 공중 폭발하며 실패했고, 북한 매체는 이튿날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이에 전날 이뤄진 시험발사도 실패했기 때문에 북한이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정찰위성 시험을 위한 발사를 진행했지만 원하는 수준의 성과를 거두지 못해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올해 첫 정찰위성 개발 시험 때 이 위성에 탑재한 카메라의 성능을 점검했다고 하면서 발사체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도 함께 공개했는데, 당시 “정찰용으로 보기엔 조악하다”는 등의 평가가 나왔다. 두 번째 정찰위성 시험 때는 위성자료 송수신 및 조종지령계를 점검했다고 밝혔지만 관련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2~3월에 일주일 사이 두 번의 ‘정찰위성 관련 중요시험’을 진행한 것처럼 이번에도 추가적인 ‘시험’을 진행한 뒤 관련 보도를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북한은 지난 1~3월 각종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이 같은 보도 방식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월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2발 발사하고도 이를 함구했던 북한은 이틀 뒤인 27일 지대지 ‘전술유도탄’을 발사한 뒤 28일 두 사실을 동시에 보도했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보도하지 않는 것은 몰아치기식 보도를 위해서”라며 “일종의 관심끌기, 심리전 차원의 행보일 수 있다”라고 봤다.

한편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6일 전술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 이후 18일 만이며 올 들어선 14번째(실패 1차례 포함)다. 오는 10일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위협 수위를 계속 높이는 모습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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