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韓 CPTPP 가입 지지”…국내 농어업계 반발 거셀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8일 14시 17분


한국농축산연합회, 농민의길, 전국어민회총연맹 등 농어민 단체가 1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농어민대회를 열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가입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2022.04.13. 뉴시스
한국농축산연합회, 농민의길, 전국어민회총연맹 등 농어민 단체가 1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농어민대회를 열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가입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2022.04.13. 뉴시스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계획에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11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가입에 공식적인 환영과 지지 의사를 보인 7번째 국가다. 하지만 일본이 강제징용 판결 문제 등 가입 조건을 내걸며 한국의 가입을 반대하거나 국내 농어업계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어 실제 가입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말레이시아 모하메드 아즈민 알리 선임장관 겸 국제통상자원부 장관과 화상회담을 갖고 CPTPP 등 통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아즈민 장관은 “한국의 CPTPP 가입 신청을 환영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CPTPP는 총 11개국이 가입한 거대 경제동맹체다. 2020년 기준 교역 규모가 5조2000만 달러로 전 세계 무역 규모의 14.9%에 이른다. 지금까지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캐나다 뉴질랜드 멕시코 베트남 호주 브루나이 7개국이 한국의 가입 추진에 대해 환영과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나머지 4개국은 일본 싱가포르 칠레 페루다.

앞서 15일 한국 정부는 CPTPP 가입 추진 계획을 서면 의결했다. 이달 내 CPTPP 가입을 신청할 것임을 공식 확정한 것이다. 2013년 CPTPP 전신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관심을 표명한 뒤 약 8년 만이다. 가입 신청을 해도 회원국 등과 협상 등을 거친 뒤 실제 가입까지는 최소 1~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영국 중국 대만 등이 한국보다 한 발 앞서 CPTPP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한국이 CPTPP에 최종 가입하려면 일본과의 협상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CPTPP 가입은 기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의장국인 일본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 해제나 강제 징용 판결 등을 문제삼아 가입을 저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농어업계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는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농어민단체가 전국농어민대회를 열고 CPTPP 가입 반대를 외쳤다. 지난달 25일 산업부가 주최한 CPTPP 가입 신청 관련 공청회도 농어업 단체의 반발로 조기에 종료됐다.

14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CPTPP와 관련해 “농업인들이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와의 충분한 대화와 설명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라며 “이런 점을 충분히 상의하고 대책까지 같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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