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협의단 “美와 포괄적 전략동맹 격상 공감…물샐틈없는 공조”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5일 12시 41분


코멘트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박진 단장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4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국무부 제공)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박진 단장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4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국무부 제공)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한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은 4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해 나가자는 윤 당선인의 구상을 전달하고 공감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이날 오후 국무부 청사에서 1시간50분가량 셔먼 부장관과 면담을 가진 뒤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대표단과 셔먼 부장관간 면담에 미측은 한미동맹은 물론 경제안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책임자들이 동석했다고 한다. 박 단장은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협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다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이 5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 참석과 관련한 준비로 바빴다는 게 대표단의 설명이다.

박 단장은 이날 협의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주의와 인권 등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여러 가지 도전에 대해 한미가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한미동맹을 한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해 나가자는 윤 당선인의 구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뒤 나와 발언하고 있다.(워싱턴 특파원단 제공)2022.4.5/뉴스1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박진 단장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마친 뒤 나와 발언하고 있다.(워싱턴 특파원단 제공)2022.4.5/뉴스1
이에 미측은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핵심 축인 한미동맹을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코로나19,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차원에서 기여하는 파트너십으로 강화해 나가자는 윤 당선인의 구상을 환영하면서 한미 간 협력의 폭과 넓이에는 한계가 없다고 강조했다고 박 단장은 전했다.

양측은 특히 한국의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북한이 지속적인 도발을 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간 물샐틈없는 공조를 지속해 나가는 게 그 어느 때보다도 긴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확장 억제력 강화를 위한 고위급 전략회의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실질적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박 단장은 한미연합훈련 재개 등에 대한 논의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 내용을 포함해서 대화를 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이 어떠한 도발을 해도 거기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ICBM 발사라든지, 공격적인 발언에 의한 심리전 등을 잘 대응해 나가야 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한미 간에 확장 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지난 몇 년 동안에 제대로 역할을 못했던 확장 억제를 위한 협의체를 다시 재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한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 결의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과 관련, “새로운 결의안이 필요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있기 때문에 이 나라들을 설득해서 새로운 결의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또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의 구현이라는 윤 당선인의 대북 정책 비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미측도 이에 공감했다고 박 단장은 전했다.

박 단장은 그간 미측이 CVID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써 온 데 대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것은 변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추구하는 비핵화의 가장 최종 목적”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같은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표현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공급망과 첨단 기술, 원자력, 백신 등 한국의 안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이 향후 한미 동맹의 주요 축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이들 분야에 대한 협력을 심화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 협의하기로 했다.

박 단장은 향후 윤 당선인의 취임 후 한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계기에 한국을 꼭 방문해 주시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미측은) 여러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대표단은 “윤석열 정부에선 북한 인권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 이 문제를 앞으로 진지하게 다뤄 나갈 것”이라며 “특히 UN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상정됐을 때 우리 한국이 가장 앞장서서 목소리 낼 수 있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했다고 한다.

대표단은 쿼드 가입과 관련해 향후 워킹그룹에 참여해 활동을 하려고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미국 측에선 “대단히 바람직하고 한국의 역할에 기대를 많이 한다”고 화답했다.

박 단장은 “오늘 국무부와 협의를 통해 우리 신정부가 출범하는 첫날부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기 위한 공감대와 신뢰를 복원했다고 생각한다”며 “한미 동맹, 북핵 문제, 경제 안보와 기술 동맹 그리고 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의 파트너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 위한 정책 공조의 토대를 구축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별도 성명을 통해 셔먼 부장관이 대표단과 만나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무부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한미 동맹의 60년 이상 지속된 협력을 강조했고, 오는 5월 새 정부가 출범해 함께 협력할 수 있길 고대한다고 언급했다. 셔먼 부장관은 북한의 역내 안보에 대한 위협과 공급망 회복, 기후 변화 대응,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포함한 21세기의 가장 시급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했고,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하기 위한 미국의 준비에 대해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아울러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여전히 철통같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진전을 만들려는 공동의 노력을 환영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대표단은 아울러 존 캐리 미 대통령 기후변화 특사와도 별도 면담을 가졌다. 캐리 특사와의 면담에는 미측에서 에너지와 원자력 협력 담당 고위 실무자들이 동석했다. 박 단장은 “한미 간 기후변화 대응 협력과 청정 에너지,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오는 5일엔 백악관을 찾아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하고 미 의회 지도부와 만나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제안을 청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