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청문회 성실히 준비”…尹정부, 여소야대 돌파 첫 시험대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4일 1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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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역대 정부 이력 중요하지 않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빌딩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빌딩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에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하면서 인사청문회 정국이 본격화됐다.

총리 후보자는 장관과 달리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국회 인준 과정은 윤 당선인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를 이뤄낼 수 있을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송부되면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 표결 과정을 밟게 된다.

특히 한 후보자가 다음달 10일 윤 당선인의 취임에 맞춰 총리로서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110석과 국민의당 3석을 포함해 범(汎) 보수 진영의 의석수는 114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172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인준은 불가능하다. 여소야대 정국이 2024년 총선까지는 해소되지 않는 만큼 이번 인준 고비를 윤 당선인이 어떻게 잘 뚫고 가느냐가 향후 국정 동력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도 4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며 “오랜만에 공식적인 공적인 사무실에 출근하게 됐다”며 “곧 있게 될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성실한 준비를 해서 인사청문회 활동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은 과거 국민의힘이 그랬던 것처럼 무조건 발목 잡기와 흠집 내기를 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엄중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내각을 통할할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갖췄는지를 면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역대 정부에서 가졌던 이력은 중요하지 않다. 국민의 관심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며 “주기적 펜데믹과 기후 위기, 에너지, 디지털 전환 등 대전환기의 숙제와 양극화, 저성장 등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국정운영 철학과 역량을 갖췄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즉시 인사청문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검증의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고 청문위원 구성 등 철저한 검증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한 후보자가 국회 동의를 받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한 후보자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요직을 거친 만큼 무차별 공세를 펼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후보자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총리를 맡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또한 민주당이 새 정부의 첫 관문인 총리 인준부터 반대할 경우 자칫 ‘발목 잡기’로 비쳐질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당리당략적 정치 공세와 공연한 트집 잡기, 과장된 흠집 내기는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발목 잡기에 불과하다”며 “거대 의석으로 힘자랑 하려는 듯 벌써부터 청문회에서 몇 명을 낙마시키고 당의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음주운전 등 전과 4범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그와 다른 도덕성 기준을 요구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매우 엄중한 국가 위기 상황인 만큼 민주당이 정략적 계산을 버리고 제1야당의 품격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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