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8년 ‘폐쇄’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하갱도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르면 다음 달 중 이곳에서 ‘제7차 핵실험’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018년 5월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를 단기간에 복구하기 위해 새로운 통로를 뚫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내엔 모두 4개의 핵실험용 지하갱도가 있다. 이 가운데 1번 갱도는 2006년 제1차 핵실험에 사용된 뒤 폐쇄됐고, 2번 갱도에선 2~6차 핵실험이 이뤄졌다.
그리고 북한은 2018년 5월24일 풍계리 핵실험장 내 2~4번 갱도를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신 기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4월 ‘공화국 북부(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그러나 김 총비서는 올 1월19일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 해제’를 검토할 것을 관계부서에 지시했고, 북한은 이달 들어 ICBM 시험발사를 재개했다. 북한은 지난 24일 쏴 올린 미사일이 신형 ICBM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계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 내 2번 갱도의 경우 다수의 핵실험이 이뤄진 만큼 당장 복구는 어려운 상태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3~4번 갱도는 2번 갱도보다 내부 공간이 넓은 데다, 그간 단 1차례로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던 만큼 “2018년 폭파 때 갱도 입구만 무너뜨렸을 경우 재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북한이 새로 입구를 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3번 갱도는 입구를 지나 내부로 들어가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4년 전 핵실험장 폐쇄 땐 갱도 입구에서부터 이 두 갈래 길 직전까지의 구간만 폭파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이 갱도 복구를 위해 새로 통로를 뚫고 있는 데 대해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진 알 수 없지만 입구를 재건할 때보단 시간이 확실히 단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앞서 일부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재건하는 데 “최대 3~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북한이 이처럼 입구를 새로 뚫는 방식으로 3번 갱도를 재건할 경우 “1개월 안팎의 시간이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엔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제110주년, 그리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4월25일) 등의 기념일이 기다리고 있다.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은 4월 중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실시될 예정인 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또한 5월10일 취임을 앞두고 있단 점에서 이 시기를 전후로 북한이 핵·ICBM 관련 고강도 무력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 갱도 재건 징후는 이달 중순에도 포착됐다”며 “한미당국은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며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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