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괴물 ICBM, 엔진 성능 2배로 키워… 핵탄두 2, 3개 탑재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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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도발]
北, 24일 발사체 “화성-17형” 주장… 기존 ‘화성-15형’보다 월등한 성능
‘다탄두 ICBM’으로 진화 수순 분석… ‘재진입’ 검증 위해 추가 발사 전망
軍, 北공개사진 조작 가능성 제기… “화성-15형 탄두 줄여 발사했을수도”

美본토 전역 타격 가능 ‘괴물 ICBM’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美본토 전역 타격 가능 ‘괴물 ICBM’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25일 전날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종이 신형인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며 ‘괴물 ICBM’ 개발 성공을 공식화했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화성-17형을 1년 5개월 만에 고각 발사하며 그 성능까지 입증한 것이다. 이번 화성-17형은 2017년 발사된 ICBM인 화성-15형보다 월등한 성능을 과시했다. 북한의 ICBM 기술이 미국 본토를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ICBM 진화 수순까지 밟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화성-15형보다 추력 2배 향상… 다탄두 형상
25일 북한 관영매체들은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전날 발사된 화성-17형이 고도 6248km까지 상승한 뒤 1090km를 68분간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우리 군 당국이 밝힌 탐지정보(6200km, 1080km, 70분)와 유사했다. 2017년 발사된 화성-15형보다 고도는 1770km가량, 비행거리는 140km가량 늘어난 것. 미사일 길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23∼24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미사일은 2020년 첫 공개 당시 선보인 11축 22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됐다. 북한은 2017년 화성-15형의 경우 이동식 차량으로 미사일을 옮긴 뒤 별도 발사대에 올려놓고 발사했지만 이번엔 차량에서 곧바로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3단으로 구성된 화성-17형은 1단 엔진에 백두산엔진 4기(2쌍)를 탑재해 추력을 화성-15형보다 크게 향상시켰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화성-15형은 백두산엔진 2기를 탑재해 160tf(톤포스·중량을 밀어올리는 추력)였다”면서 “이번 ICBM은 추력이 그 2배가량으로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 위협적인 건 추력 향상으로 탄두 중량을 늘리면서도 미 본토 전역을 타격 가능한 사거리까지 과시했다는 점이다. 화성-17형은 탄두부도 핵탄두 2, 3개를 실을 수 있는 다탄두(MIRV) 형상으로 제작됐다.

다만 각각의 탄두를 서로 다른 표적에 정밀 유도하는 후추진체(PBV) 재진입 기술 등에 대한 검증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의 다탄두 역량은 완전한 PBV 기술이 적용돼야 평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각 발사로는 PBV 기술 검증이 어려운 만큼 북한이 향후 최대 사거리로 추가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본 열도를 지나 태평양에 ICBM을 낙하시키는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괴물 ICBM 아닌 화성-15형 개량형 가능성도

다만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화성-17형 성공을 주장한 공개보도 이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는 24일 발사한 ICBM이 신형이 아닌 화성-15형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화성-15형 개량형이거나 탄두 중량만 줄여서 사거리, 고도 등을 향상시킨 것일 수 있다는 것. 북한이 화성-15형을 쐈을 경우 25일 공개한 사진 속 미사일은 앞서 16일 발사에 실패한 화성-17형일 수도 있다. 당시 미사일은 20km 미만 상공에서 공중폭발했다.

24일 오후 2시 34분경 북한이 ICBM을 발사할 당시 평양 상공은 구름이 많고 흐렸지만 25일 공개된 사진 속 날씨가 맑다는 점도 북한의 유력한 조작 가능성으로 제기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공개 사진에서) 빛이 1시 방향에서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며 “이는 깨끗한 날씨에서 관측되는 전형적인 아침 빛”이라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北#괴물 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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