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은 ‘강 대 강’…남북 군비경쟁 심화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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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10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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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 2022.3.10/뉴스1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 2022.3.10/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정권교체가 현실화된 가운데, 10일 북한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힘을 통한 평화’ 기조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 행보가 충돌하면서 남한의 새 정부 집권 초기 대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외교·안보 공약에서 북한의 ‘선(先)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미사일 위협에 비례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는 것과 한미동맹 재건,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등을 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대중국 견제용으로도 지목되는 사드는 북한과 중국이 동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무기체계다. 그러나 사드가 북한의 무기체계를 방어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비록 윤석열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한미연합훈련 정상화 및 확장억제 강화 등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북한도 지난해 수립한 국방 5개년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미사일 개발과 군비 증강 행보를 보여왔다. 올해 1월에만 6차례 탄도미사일, 1차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최근 2차례 정찰위성 관련 시험을 진행했다. 특히 이 5개년 계획에는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 계획이 대거 포함돼 있기도 하다.

김 총비서가 남한의 대선 당일 일정에 맞춰 우주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한 것은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예상하게 만드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오전 김 총비서의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하면서도 정확한 날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통상적으로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을 하루 뒤에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현지지도는 대선 당일인 9일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북한의 행보에 김 총비서가 남한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의식하지 않고 ’자위력 강화를 위한 행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부각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또 신문이 이번 현지지도에서 김 총비서가 최근의 정찰위성 관련 시험 결과에 ’만족‘을 표했다고 밝힌 만큼, 가까운 시일 내 실제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특히 내달 15일 북한이 성대하게 경축하기로 한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즈음에 정찰위성의 발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는데, 이는 북한이 태양절 100주년인 지난 2012년 4월에도 인공위성을 발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위성 발사를 위해서는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위성 발사가 진행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북한은 자체 개발한 ICBM에 핵탄두를 실어 발사할 기술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미 지난 2017년에 ’핵 무력 완성‘을 과시한 바 있다. 때문에 북한의 ICBM 발사는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다.

이와 함께 최근 북한의 영변 핵시설·풍계리 핵실험장의 동향이 포착되면서 북한발 위협의 수위가 높아졌다. 특히 김 총비서가 지난 1월19일 정치국 회의에서 핵 실험·ICBM 발사 유예라는 2018년 선언한 ’모라토리엄‘의 철회를 시사한 것과 맞물려 북한의 실제 행동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상당수 대북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가 북한의 실제 행동을 강하게 억제할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군비 증강 경쟁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총비서와 윤석열 당선인의 팽팽한 기싸움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느냐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며 “새 정부는 달라진 북한과 김정은의 리더십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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