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홍준표·박정희 정책이라도 쓰겠다”…‘실용정치’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5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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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부산 부전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022. 2. 15. 사진공동취재단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부산 부전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022. 2. 15. 사진공동취재단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게 없다. 경제를 살리는, 민생을 돌보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유세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일정 내내 ‘유능한 경제대통령’과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을 강조하며 공식 선거운동의 문을 열었다.
● 李 ‘유능 대 무능’ 프레임 강조
이날 자정에 맞춰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 후보는 이 후보는 부산진구 부전역 앞 연설에서는 “부산은 대한민국 민주개혁진영이 자랑하는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낳은 곳”이라며 첫 유세 지역으로 부산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말씀처럼 행동하지 않는 건 ‘악의 편’”이라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담벼락에 대고 고함이라도 치라고 했지만 우리에겐 스마트폰이 있다”며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당부했다.

‘유능 대 무능’ 프레임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를 언급하며 “무능한 중앙정부의 압박 속에도 이재명은 감염병 정보를 모든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적절하고 신속한 조치를 했다”며 “성남시 방역 정책은 이제 대한민국 표준이 됐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서도 “검찰이 압수수색을 거부할 때 도지사가 가지는 손톱만한 권한을 최대치로 행사해서 신천지 명부를 조사하고 시설을 폐쇄하고 교주의 진단검사를 강제했다”며 윤 후보의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의혹을 겨냥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이날 0시 첫 일정으로 찾은 부산신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들어서선 “갑자기 세월호가 생각났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기록이 남아있는 곳이 바로 VTS였기 때문에 갑자기 떠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 洪·劉 향해선 ‘실용정치’ 손짓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부산 부전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022. 2. 15. 사진공동취재단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부산 부전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022. 2. 15.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이날 중도·보수층 표심을 염두에 둔 실용주의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좋은 정책이라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의 정책이라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이라도 다 가져다 쓰겠다”고 했다. 이른바 민주당의 ‘이재명계’도 이런 기조에 힘을 보탰다. ‘이재명계’의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유승민 전 후보 같은 분들은 굉장히 능력이 있지 않느냐”며 “정당이 다르더라도 국민통합과 위기극복 가치에 동의한다면 당연히 등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가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통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이날 오후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국민이 더 이상 진영과 지역을 놓고 싸우지 않고 온 마음을 하나로 뭉쳐서 대한민국이 가진 모든 역량들을 국가 발전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투여할 수 있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지율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윤 후보를 향한 날선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유세에서 “13년 전 그 아픈 기억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며 “정치 보복이 없는 나라. 점쟁이가 아니라 과학과 합리에 의해 결정하는 나라를 만들 통합의 대통령은 누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9년 서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성토한 것이다.

부산·대구·대전=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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