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자랑스럽다’…文, 직접 연설문 수정 “성취 최대한 축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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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24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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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 참관을 마치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 참관을 마치고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비록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으나 1, 2단 연소와 분리, 페어링까지 다 성공했으니 과장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성취를 최대한 축하하는 연설문으로 작성하겠다.”

지난 21일 누리호 비행시험 종료 후 ‘궤도 안착 실패 예상’ 소식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에서 직접 연설문을 수정하며 한 말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22번째 글에서 이같이 전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연설문 곳곳을 이루지 못한 성과보다는 달성한 목표를 강조하는 문장들로 채워 나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누리호 비행시험 완료를 알리며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는 ‘발사에 완전히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더 큰 격려와 응원이 필요해 현장참관을 결정했다’는 문 대통령의 평소 입장과 맥락이 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위성 속도가 충분하지 못했지만 위성의 목표 고도를 성취한 것은 국민께 알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연구원들에게 별도로 일일이 격려 메시지를 전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우리가 이룬 성취를 국민들께 잘 전달하고 연구진들 사기를 북돋워드리라”고 당부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청와대는 비행시험 전 누리호 발사 실패시 문 대통령의 생방송 연설 없이 연구원 격려만 하고 돌아오는 방안도 논의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실패 시에도 직접 생방송 연설을 할 것이고, 내용도 현재까지 우리가 확보한 기술의 축적과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도전과 의미를 담겠다”는 지시를 참모진에게 내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참모회의에서도 “설사 누리호 발사가 실패를 한다고 해도 우주개발은 실패를 통해 소중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고 성공은 결국 시간의 문제”라며 “세계적으로도 첫 발사의 성공 확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패하더라도 지속적인 우주개발의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누리호 발사 현장 참관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누리호 발사에서 고가의 실제 위성이 아닌 더미(가짜) 위성을 싣는다는 사실을 가감없이 공개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과학기술보좌관은 실제 위성도 아닌데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고 발사체 연소시험 성공 의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낫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발사체를 쏜다고 하면 국민께서는 무엇을 위해 쏘는 것인지 궁금해하실 것”이라며 “누리호가 위성을 우주로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라도 발사체 성능 검증을 목적으로 하는 1차 발사에서는 더미 위성을 싣는 것을 알려드려야 한다”고 과기보좌관을 오히려 설득했다고 한다.

박 수석은 “사실 발사체에 무엇이 실려 있는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은 것을 생각할 때 더미 위성에 대한 설명은 당연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첨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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