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차관 ‘황제의전’ 논란에 與 내부 의견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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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30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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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클릭수에 좌우되는 언론환경 바꿔야”
박용진 “언론 개혁까지 끌고 갈 문제 아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4.30. 뉴시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4.30. 뉴시스

직원에게 무릎을 꿇고 우산을 들게 한 법무부 차관의 ‘황제 의전’에 대한 언론 보도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대권주자 박용진 의원이 입장차를 드러냈다.

고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부는 ‘차관 뒤에서 우산을 받치던 직원이 키가 커서 취재진이 비켜달라고 요청한 것 같다’고 했다”며 “촬영기자 입장에선 좋은 화면을 담기 위해 그랬을 테지만 이번처럼 불가피한 경우에는 그런 요구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간 협력자에 대한 브리핑이었지만 야당의 논평을 무분별하게 취하며 쏟아낸 보도로 인해 결국 우산 받쳐 든 황제의전 사진 한 장만 남았다”며 “이런 자극적인 기사만 읽히며 악순환은 반복되면서 언론의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한다. 온라인 클릭수에 좌우되는 언론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2021.08.24. 뉴시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2021.08.24. 뉴시스

반면 박용진 의원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박 의원은 30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무릎 꿇는 연출 자체를 현장 취재기자들이 부탁했다는 거 아니겠나. 이 장면을 가지고 언론 개혁까지 끌고 갈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그런 불필요한 의전, 불필요한 도움 받는 자체를 안 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7일 강성국 법무차관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 관련 브리핑을 하던 도중 수행비서가 강 차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는 장면이 포착돼 ‘황제 의전’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대변인은 “방송용 카메라가 앞에 있어 보좌진이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이런 장면이 연출된 것 같다”며 “지시나 지침에 따른 행동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장 영상에서 우산 든 직원의 손의 위치를 누군가 조정하는 모습이 담겨 ‘자발적 행동’이 맞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하는 동안 한 직원이 뒤쪽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이날 강 차관이 발표한 브리핑 자료는 비가 흠뻑 젖었다. 2021.08.27. 뉴시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충북혁신도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을 발표하는 브리핑을 하는 동안 한 직원이 뒤쪽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이날 강 차관이 발표한 브리핑 자료는 비가 흠뻑 젖었다. 2021.08.27. 뉴시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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