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협상 잘못 인정한 정의용 “앞으로 국방비 연동 안 해”

뉴시스 입력 2021-08-23 16:16수정 2021-08-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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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추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는 국방예산 인상률을 연동하지 않겠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협상에서 국방예산을 연계한 것이 일종의 실책이었음을 실토한 셈이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을 지적한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 질의에 “앞으로는 국회에서 부대 의견으로 제시하신 것처럼 앞으로 차기 협상 때부터는 국방예산 증가율과 연동하지 않고 현실적인 방안으로 협상을 해야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 행정부가 바뀌고 난 후에 (바이든) 신 행정부에서도 전 행정부에서 합의했던 최소한도의 기준은 유지해야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제시해서 부득이 국방예산 증가율과 연동하기로 했다”며 “이것이 앞으로 협상에 전제가 되지 않는다는 그런 양해는 한미 간에 확실히 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인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국방예산 인상률과 연동시켰지만, 차기 협상에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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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은 2020년 1조389억원, 2021년 1조1833억원이었다. 이어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전년도 한국 정부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해 방위비 분담금을 산출한다.

정 장관이 다음 협상부터는 국방예산 인상률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 방위비 분담금 협정 비준동의안이 이날 국회 외통위를 통과했지만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안보 관련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 모임인 한국기지평화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5년간 한국의 소비자물가 평균 증가율이 1% 내외인데 비해 국방중기계획(2021~25) 상의 국방비 증가율은 6.1%”라며 “결국 이번 협정 이전에 비해 매년 5배 이상의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합의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협정이 종료되는 2025년에는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미국에게 주게 된다”며 “자국의 방위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국방비가 늘면 동맹비용인 방위비 분담금은 줄게 마련인 관계를 감안하면 이번 합의는 최소한의 합리성조차 포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도 국방예산 연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박기학 평화통일연구소 소장은 “역대 한국 정부는 다년도 계약일 경우 연간 상승률을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킨 적은 있지만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킨 전례가 없다”며 “일본도 5년 유효기간의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체결하지만 국방비 증가율은 물론이고 물가상승률과도 연동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국방예산 증가율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그것이 물가상승률보다 높아 미국 퍼주기를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국방비 상승률에 연동하면서도 상한선을 두지 않음으로써 국방비 상승률의 100%가 방위비분담금 상승률에 반영될 수 있게 해줬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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