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마지막 광복절 경축사, 새로운 대북·대일 메시지 없었다

박효목기자 , 신진우기자 입력 2021-08-15 17:22수정 2021-08-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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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임기 말 마지막으로 내놓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예년과 달리 북한과 일본에 대해 새롭거나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공고하게 제도화하는 것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된다”고 했고 일본을 상대로는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는 원론적 수준의 메시지에 그쳤다. 25분 분량의 7566자 연설에서 일본은 648자, 북한은 839자에 불과했다. 북한의 남북 통신연락선 재차단, 도쿄올림픽 계기 한일 정상회담 무산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남북, 한일관계에서 개선의 동력을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文, 새 대북·대일 메시지 없어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문화역 서울 284’(옛 서울역)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록 통일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남북이 공존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통해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는 ‘한반도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협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동아시아 생명공동체의 일원인 북한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유엔총회 구상을 되풀이한 것. 북한 참여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종전선언, 평화공동체, 남북 철도 연결을 통한 철도공동체 등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던 지난해와 달리 ‘한반도 모델’이라는 추상적인 인식을 밝히는 수준에 그친 것. 정부가 지난달 남북 통신선 복원 이후 기대를 나타냈던 다음달 추석 이산가족 상봉, 남북 화상회의 등 구체적인 남북협력사업은 담기지 않았다.

한일관계에서도 “양국 현안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위기 등 세계가 직면한 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며 “바로잡아야 할 역사문제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기준에 맞는 행동과 실천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웃 나라다운 협력의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미래지향적 협력과 과거사 문제 해결을 ‘투트랙’으로 풀어가자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

문 대통령은 다만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안재홍의 1945년 8월 16일 연설을 거론하며 “식민지 민족의 피해의식을 뛰어넘는 담대하고 포용적인 역사의식이다. 우리는 폐쇄적이고 적대적인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재홍은 당시 “패전한 일본과 해방된 한국이 동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선조들은 해방 공간에서 일본인들에 대한 복수 대신 포용을 선택했다”며 일본과 대화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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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호응 없는 북-일에 새 제안 어려워”
선도국가 도약 의지를 강조한 이날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꿈’과 ‘세계’를 각각 20번, ‘경제’를 18번, ‘코로나19’를 10번 언급한 반면 ‘남북’ 및 ‘북한’은 4번, 일본은 3번 언급하는 데 그쳤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임기 9개월을 남기고 남북, 한일관계에서 일단 상황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도발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인도적 협력 제안조차 쉽지 않다는 것. 한일관계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우리 정부에 “과거사 문제 해법 제시가 먼저”라며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과 일본의 호응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안을 하기 보다는 지난 4년간을 종합해 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과 일본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해도 제자리걸음일 것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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