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통화 내용을 녹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 측은 고의적인 녹음이 아니었으며 녹취록도 없다고 해명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2일 윤 전 총장과의 통화를 녹음했다. 여기에 대표 실무진이 통화 내용을 문서화했는데 이것이 당 밖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제기됐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뉴스1과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일부러 녹음을 한 것은 아니고 사용하는 휴대폰에 자동녹음 기능이 있어서 녹음이 된 것이다”라며 “실무진이 녹취를 풀었는데 이것이 실수로 밖으로 흘러나가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녹음 내용은 지난 12일 이 대표가 밝힌 것과 같은 내용으로 특별히 문제될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아예 녹취록 작성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동녹음기능으로 녹음된 것은 맞으나 이를 문서화한 ‘녹취록’은 전혀 없다”며 “녹취록이란 게 있다면 당일 이 대표와 실무진들이 기자들과 통화한 내용을 누군가 짜깁기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시 통화는 윤 전 총장 측 신지호 정무실장의 ‘탄핵’ 발언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유감 표명을 하고자 휴가 중인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하며 성사됐다. 이 통화로 양측의 갈등이 수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토론회 참석 여부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하면서 갈등은 계속 됐다.
윤 전 총장 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녹음과 녹취록이 유출된 사실을 보고받았다”라며 “기분이 좋을리가 있겠는가”라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토론회 참석 여부를 두고 당이 우선이라는 이 대표 입장과 후보 자율권이 먼저라는 윤 전 총장 측의 갈등은 이번 사태로 더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당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토론회 참석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수렴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서병수 경선준비관리위원장에게 김기현 원내대표의 토론회 중재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오늘 여러 의원들과 논의를 통해 정리한 바로는 그저께 김 원내대표께서 제시하셨던 중재안이 합리적이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준위에서 김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기반으로 해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재안은 오는 23일 출범 예정인 선거관리위원회를 조기 출범시키고 토론회 일정을 출범 이후로 미루거나, 하더라도 발표회 형식으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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