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최종건, 美셔먼과 “北과 대화 재개 위해 긴밀 공조”

"백신·공급망 협력 등 후속조치 차질 없이 이행"
한·미·일 3국간 협력 중요성 확인…셔먼 방한 초청

미국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9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북한과의 실질적인 대화 재개를 위해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고 10일 외교부가 밝혔다.

최 차관은 워싱턴에서 셔먼 부장관과 1시간 10분가량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 양자 현안 및 한반도·지역·글로벌 사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면서 이 같은 공감대를 이뤘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 차관은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백신, 첨단기술·공급망 분야에서의 협력, 아세안·중미 북부 국가와의 협력 등 여러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전날 미 행정부가 발표한 공급망 보고서에 대해서 설명하고, 한미 간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반도체, 자동차용 배터리, 희토류, 제약 등 4개 핵심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 담겨 있으며, 주요 동맹국인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지목했다.

양 차관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의견을 나눴다.

외교부는 “양국 정상이 확인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북한과의 실질적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은 지난달 회담에서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 북미 합의에 기초해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초 대북 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고 북측에 제안했고, 북한은 ‘잘 접수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 차관은 아직까지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숙고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 차관은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 봉쇄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미가 끈기 있기 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고, 미국 측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북한이 새 대북정책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묻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질문에 “우리는 북한과 접촉했다”면서도 추가로 공개할 사안은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동맹과 협력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는 데 우리의 노력을 집중해 왔다”며 “우리는 이 도전이 미국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 차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주요 지역 정세와 관련 협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셔먼 부장관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최근 동남아 순방에서 협의한 내용을 설명했다. 아울러 양 차관은 미얀마 군경의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을 규탄하고, 폭력의 즉각적 중단, 구금자 석방 및 민주주의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을 배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차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각 급에서 대면 협의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미·일 3국간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최 차관은 한·미·일 협력에 적극 임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기능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 많다는 취지의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양 차관은 기후 위기 해결, 인도·태평양 지역 관계 구축 및 과제 해결, 글로벌 보건 및 안전한 공급망에 대한 협력 강화, 비핵화를 위한 노력 등 공동 우선 순위에 대한 한미 협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셔먼 부장관의 방한을 초청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