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독립 후 저택을 매각하고 캠핑카에서 생활하는 ‘시니어 노마드’들이 주거비를 절반으로 줄이며 억대 저축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에서 자녀를 독립시킨 중장년층이 넓은 저택을 처분하고 캠핑카로 생활 거처를 옮기는 새로운 은퇴 모델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큰 집을 유지하는 데 드는 높은 비용과 가사 노동에서 벗어나 실속 있는 노후를 꾸리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 100평 저택 처분하고 ‘바퀴 달린 집’ 마련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약 98평 규모의 저택에 살던 패티 길은 5년 전 집을 정리하고 레저용 차량(RV)에 정착했다.
전직 공군 출신 남편 셰인과 함께 캠핑카 생활을 시작한 길은 주거비와 공과금을 대폭 줄여 현재까지 11만 5000달러(약 1억 6958만 원) 이상을 저축했다.
길은 “아들들이 성장할 때는 큰 집이 즐거웠지만 자녀들이 떠난 뒤 집은 너무 고요해졌고 유지비만 매달 수천 달러씩 발생했다”며 “인생 전체를 집 청소하는 데만 쓰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들 부부는 과거 매달 주택 대출금으로 약 2000달러(약 295만 원), 여름철 전기료로 약 400달러(약 59만 원)를 지출했다. 하지만 캠핑카 생활 이후 전체 생활비를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 연금 불안 시대, 노후 자금 확보 위한 대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아니라 미국 중장년층의 경제 현실과도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RV산업협회(RVIA)는 55세 이상 미국인 중 약 17만 명이 캠핑카에서 전업 노마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1965년에서 1980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는 과거 세대와 달리 연금 혜택이 줄고 고물가 압박을 크게 받는 세대로 분류된다.
실제로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가 실시한 2025 은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X세대 중 은퇴 자금이 충분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16퍼센트에 불과했다. 노후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낀 이들이 주택을 처분하고 캠핑카를 이용한 생활로 눈을 돌리며 은퇴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기고 있다.
다만 캠핑카 생활이 무조건 저렴하거나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캠핑카 유지비가 연간 3000~5000달러가량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비상 수리 기술을 익히고 스타링크 등 무선 인터넷 장비를 미리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