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저는 괜찮은데 다음 정권 누가 맡든”…청문회 제도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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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10일 12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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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1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최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적격’ 논란이 이는 가운데 “야당이 반대한다 해서 검증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청문회 관행에 대한 비판의식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논란에 대한 질문에 “오늘까지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데, 국회의 논의까지 지켜보고 종합해서 판단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야당이 임 후보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라고 결정하고, 청문보고서 채택을 반대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적극적인 목소리로 각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청문회 관행을 ‘무안주기’라고 칭하면서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는 주택공급 정책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것, 국민이 불신하는 국토부와 LH 공사를 개혁하는 것, 국토부 내부에서는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외부에서 찾으면서 그 정도 능력을 갖춘 분이 과연 누가 있을까. 그렇게 고심하면서 지금의 후보자를 발탁하게 된 것”이라고 노형욱 후보자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한진해운 파산 이후 몰락한 우리 조선산업을 재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 한진해운 파산 이전의 해운강국의 위상을 되찾는 것이 새 장관이 맡을 역할”이라며 “그런 점에서 최고의 능력자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민주당 당적 보유, 논문 표절 등 의혹이 제기된 임혜숙 과기부 장관 후보자도 두둔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진출이 가장 적은 분야가 과기 분야다. 여성이 진출하려면 그런 성공한 여성을 통해 보는 로망 또는 롤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 판단이 옳다는 게 아니라 왜 이 사람을 발탁했는지 그 취지와 이분에게 기대하는 능력과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흠결과 함께 저울질해 발탁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런데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 부분은 그냥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그런 청문회가 되고 있다.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되고 있다”며 “이런 청문회로는 좋은 청문회가 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이 험한 청문회에, 무안당하기 십상인 청문회에 앉고자 하지 않는다. 본인은 해보겠다 생각하더라도 검증질문서의 항목이 배우자나 자식에게까지 이르면 가족들에게 누를 끼치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포기하는 비율이 여성이 훨씬 높다. 저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청문회 거치는 인사를 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며 “저는 이대로 해도 괜찮은데 적어도 다음정부는 누가 정권을 맡든 더 유능한 사람을 발탁할 수 있는 청문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도덕성검증 부분도 중요한데 그 부분은 비공개청문회로 하고 공개된 청문회는 정책과 능력을 따지는 청문회가 돼 두 개를 함께 저울질하는 청문회로 개선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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