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사면 논쟁에 빠진 野… “통합차원 필요” vs “대선 도움안돼”

유성열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21-04-23 03:00수정 2021-04-2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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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권성동 등 공개 찬성하자 청년-초선그룹 곧바로 강력 반발
해묵은 탄핵 정당성 논란 번져… “박근혜-이명박 늪에 다시 빠져”
리더십 공백속 주도권 경쟁 점화… 영남 vs 비영남 등 전면전 가능성
김부겸 “文대통령 판단에 맡겨야”
국민의힘, 원내대표-정책위장 러닝메이트 폐지 확정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22일 국회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1차 전국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함께 뽑는 방식을 폐지하고 당 대표가 정책위의장을 지명하도록 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4·7 재·보선에서 승리한 뒤 당권 다툼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이번엔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둘러싼 논란으로 내홍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당내 ‘사면 갈등’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으로 확대되면서 해묵은 탄핵 찬반 갈등까지 불거질 조짐이다. 당내에선 “선거 압승을 발판 삼아 당내 대권주자들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나가야 할 시점에 또다시 ‘박근혜 이명박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 탄핵 정당성 논란으로 불거진 사면론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중진 의원들은 22일 사면론을 공론화해 나갔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이었던 김태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격에도 문제가 있다. 죄의 유무를 떠나 (국민)통합적 차원을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이었던 권성동 의원도 “사면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됐던 유의동 의원도 같은 입장이며, 김기현 의원도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감옥에 가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건 국가의 존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진들의 이 같은 ‘사면 드라이브’에 당내 청년 및 일부 초선 그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과오에 대해 사과했는데, 불과 4개월 만에 사면론을 꺼내는 것은 ‘저 당이 이제 좀 먹고살 만한가 보다’라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21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사면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을 만나) 처음 꺼낸 주제가 정치적이고 해묵은 사면 문제라는 데 실망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사면을 단행하는 것과 별개로 야당이 사면을 촉구하는 것 자체가 대선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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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갈등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당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친박계 서병수 의원이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나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서 의원 발언에 대해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반발은 이어졌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과거의 관성이 있는 분들은 역시 때가 되면 탄핵을 이야기하겠다(문제 삼겠다)는 마음으로 발언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고, 김재섭 위원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당내에선 초선 그룹을 중심으로 서 의원의 사과와 징계도 거론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탄핵이 잘못됐다는 주장은 여권 못지않은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 ‘리더십 진공’ 속 주도권 싸움
야권에선 사면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내홍이 영남권과 비영남권, 초선과 중진의 대립과 얽히면서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지만 본인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민 중인 데다 당내에 유력 대선주자도 나타나지 않는 ‘리더십의 진공’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혼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박형준 시장은) 진전된 답변을 듣고 싶어 하겠지만 이 사안은 대통령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사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1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사면론을 꺼내들었을 때 “책임이 부족한 정치권의 모습을 바꾸는 분위기와 대통령 결단이 같이 가면 국민이 양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성열 ryu@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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