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탄도미사일 발사’ 자인했는데…軍은 아직도 “분석 중”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30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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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신형 전술유도탄’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25일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종류가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음에도 우리 군 당국은 여전히 “분석 중”이란 입장만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신형 전술유도탄’ 발사와 관련해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종합적으로 정밀하게 다(多)출처 정보를 활용해 분석 중”이라고 답했다.

부 대변인은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보가 나오려면 전(全)출처 정보, 즉 영상·통신·전자신호·인간 정보 등을 하나로 모아 분석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라며 “결과를 좀 기다려 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또한 같은 질문에 “현재 한미 정보당국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종합해 정밀 분석하는 중”이라며 “현 단계에선 초기에 포착된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5일 오전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단거리미사일 2발을 동해 방향으로 쐈다. 합참이 분석한 이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50㎞, 정점고도는 약 60㎞다.

그러나 북한은 이튿날인 26일 관영매체를 통해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발사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우리 합참 분석과 달리 600㎞를 날았다고 주장하고 나선 상황.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은 올 1월 열린 제8차 북한 조선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 때도 등장했던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전술유도탄(KN-23)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무기다. KN-23은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나아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 김정은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30일자 담화에서 이번 ‘신형 전술유도탄’ 발사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이었다고 자인했다.

이에 앞서 미국·일본 정부를 비롯해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도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탄도미사일이란 분석이 나왔던 상황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그 기술을 활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30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안보리 회의에선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즉 결의 위반에 따른 추가제재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우리 정부와 군 당국만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탄이 탄도미사일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군 안팎에서도 “북한 눈치 보기가 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 대변인은 북한이 이날 김 부부장 명의 담화에서 자신들의 이번 ‘신형 전술유도탄’ 발사와 우리 국방과학연구소가 작년에 실시한 탄도미사일 ‘현무’ 시험발사를 사실상 같은 성격으로 규정한 데 대해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경우엔 유엔 대북제재결의 위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성격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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