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주택공급 흔들림없이 추진”… ‘변창흠 경질’ 일단 선그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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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투기 의혹 확산]丁총리 “일단 상황 확인해야” 여지
與지도부 “卞 거취 논의한바 없어”
당 내부선 “선거 악영향” 위기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기 행위가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벌어졌던 데다 변 장관이 LH 직원을 감싸는 듯한 발언까지 해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일각에서까지 변 장관 경질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정청은 일단 당장 경질이 이뤄질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변 장관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변 장관이 내놓은 2·4 부동산 공급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강조한 것은 당장 경질을 고려하진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변 장관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일단 상황을 확인해 본 다음 성역 없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누구든지 다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질 문제는 정부의 합동조사와 수사 과정에서 변 장관의 관리 소홀 등 책임이 드러나야 검토해 볼 수 있다는 것. 국토부 관계자도 “장관이 물러나면 2·4공급대책 등의 추진에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민주당 김태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질을) 논의한 바가 없다”며 “당과 정부, 대통령이 아주 철저하게 이번 투기 의혹과 관련해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강도로 처벌한다는 분명한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누구 하나가 직을 버리고 사퇴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발본색원하고 이 기회에 시스템 개선도 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볼 때 책임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변 장관을 경질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변 장관 재직 시절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구조적으로 LH 임직원들의 투기 행위가 이어졌을 개연성이 있지 않느냐”며 “말실수를 한 것 빼곤 변 장관이 아직 책임져야 할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4·7 보궐선거에 미칠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 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의원들 사이에서 이번 사태가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변 장관은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새샘 기자
#문대통령#주택공급#추진#변창흠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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