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이냐 제3지대냐…야권 재편 가속화하나

뉴시스 입력 2021-03-05 07:49수정 2021-03-0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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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제3지대 공간 만들어 주는 게 국민의당 역할"
안철수 "윤석열 사퇴, 온 국민 나서 불의와 싸울 때"
금태섭 "국가 시스템 회복 위해 많은 사람 힘 모아야"
선거 맞물려 신당론 나오면 尹 주도권 잡는단 전망도
국민의힘도 영입 러브콜…자강론 등 이견 적지 않아
홍준표 "윤석열 사표 잘못된 결단…정치한단 오해 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른 바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 추진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사퇴한 가운데 윤 총장이 정계 데뷔 무대로 제3지대를 택할 경우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려 정계 개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5일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국민의당은 제3지대에 공간을 만들어주겠다고 나섰고 금태섭 전 의원도 아직 언급할 시기가 아니라면서도 기획 중인 신당에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도 힘을 합치자며 사실상 러브콜을 보냈지만 ‘결국은 외부 인사’라는 자강론, 정권 비판 진정성 훼손 등을 들어 정치권 영입에 신중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윤 총장이 제3지대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항할 플랫폼을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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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전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당 차원에서 (영입) 논의가 이뤄진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윤 총장이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검수완박이라는 반범죄 대응체계 강행처리를 막기 위한 역할을 계속 하는 건 불가피하다고 본다. 윤 총장의 막중한 역할과 책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제3지대에 공간 만들어주는 게 (국민의당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안 대표와 윤 총장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도 “양쪽 의사가 중요한데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법안에 대해 윤 총장과 안 대표의 판단이 일치해 접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윤 총장이 오늘 직을 사직했기 때문에 만남과 관련해 계획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안철수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윤 총장의 결정은 정권의 부당함을 직접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려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총장의 사퇴에도 이 정권이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이제 온 국민이 나서서 불의와 싸울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4월7일 보궐선거의 야권 승리는 광범위한 국민 행동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국민 역량은 내년 정권교체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직접적으로 윤 총장 영입 의사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지향하는 가치가 다르지 않음을 강조함으로써 행보를 같이 할 수 있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뒤 신당 창당을 구상하고 있는 금태섭 전 의원도 윤 총장의 입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면서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금 전 의원은 “형사사법시스템을 비롯해 국가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한다”며 “그걸 회복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총장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봐야 한다”며 “보궐선거가 먼저 끝나야 한다. 지금 누구랑 같이하고 말고를 말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윤 총장의 사퇴는 시기부터 전략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재보궐선거를 앞둔 타이밍 자체가 정치에 입문하려는 수순으로 볼 수 있다”며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지게 되면 미증유 혼란으로 빠져들면서 국민의힘을 대체해야 한다는 새로운 야당론이 불거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윤 총장이 주도권을 쥐고 재편해나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3지대를 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윤 총장이) 국민의힘과는 거리를 둘 것 같다. 국민의힘의 결정적 한계 중 하나는 이명박, 박근혜를 대표하는 구 정치세력으로 인식돼있다는 점”이라며 “윤 총장은 과거에 대한 부채가 없는 사람이니까 제3지대에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이걸 통해 국민의힘을 대체하려는 정치행보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한편 국민의힘도 유력 대권주자인 윤 총장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윤 총장의 사의 표명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필요하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굽힘없이 대한민국을 위해 같이 노력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힘을 합친다는 의미에 대해 “헌정질서 수호와 법치주의 수호를 위한 노력과 방향성이 같아서 같은 방향으로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의 뜻과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오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윤 총장의 사퇴가 임박했다는 보도에 대해 “본인이 결정하는 것인데, 뭐라고 코멘트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시간이 가면 그때 가서 만나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다만 “(윤 총장을) 당장 만나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윤 총장이 스스로 정계진출 의사를 밝히면 그때 가서 결정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에 대해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5선 정진석 의원과 3선 하태경 의원도 “윤석열과 함께 싸우겠다”고 전했다.

다만 잇단 외부인사 수혈에 커지는 자강론과 유력 대권주자들의 견제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권 입문을 우리가 이야기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본인이 판단하는 것인데 정치권 입문하라 말라 하기는 그렇다”며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지 윤석열이 중심이 되나. 영입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우리 입장에서는 난센스 같다”고 말했다.

충청권 다른 의원도 “아직까지 여권인지 야권인지도 불분명한 상태고 정치권 입문을 가정해서 얘기하기 어려운 시점 아닌가 싶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한 비대위원도 “정치적인 액션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본인도 그렇고 당도 그렇고 시간적 여유를 갖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윤 총장의 사의 표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날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기 직전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총장이 지금 사표를 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결단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70년 검찰의 명예를 걸고 문재인 대통령 연루 여부 세 가지 사건에 전 검찰력을 쏟아야 할 때”라고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살아 있는 권력은 수사 하지 않고 지금 사표를 내면 죽은 권력이던 이명박, 박근혜 수사를 매몰차게 한 것마저 정의를 위한 수사가 아니고 벼락출세를 위한 문재인 청부 수사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어제 대구지검 방문도 정치권 진입을 타진해 보기 위한 부적절한 행보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검찰총장답지 않은 정치 행위를 했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제 윤 총장이 사퇴하자 홍 의원은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윤 총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상당하다”며 “이 땅의 자유 민주주의와 문재인 폭정을 막는데 다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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