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BDA계좌 동결때 수출입銀 통한 송금案 법무장관이 반대하자 문재인 실장 크게 화내”

윤완준 기자 입력 2020-09-22 03:00수정 2020-09-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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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주장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시절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묶인 북한 비자금 2500만 달러를 국책은행을 거쳐 북한에 보내주자는 방안에 대한 반대가 나오자 크게 화를 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였던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사진)은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07년 봄경 열린 청와대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현직으로 있는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 동결된 북한의 BDA 계좌 자금을 우리 수출입은행을 통해 북한의 해외 계좌로 넘겨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 서별관에서 BDA 자금 송금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고 김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 윤증현 당시 금융감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고 천 전 수석은 전했다. 현재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인 박선원 당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이 2012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BDA 자금 송금 방안에 관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되던 2005년 미국 재무부가 BDA를 불법자금 돈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목한 뒤 김정일의 비자금 2500만 달러 계좌가 동결됐다. 2007년 초 다시 마주 앉은 6자회담 테이블에서 관련국들은 BDA 자금을 북한에 돌려주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송금 방식을 협상했다. 제3국 은행을 거치는 방안들이 거론됐지만 미국 제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중국 내 은행들까지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었다.

천 전 수석은 “비서관의 아이디어에 수출입은행장 등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며 “김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이 ‘수출입은행이 북한 비자금 문제에 개입하면 국제신용도가 떨어지고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긴다. 수출입은행장이 배임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고 했다. 천 전 수석은 “그러자 문 대통령이 ‘우리가 무슨 나쁜 짓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지혜를 모아 북핵 문제 걸림돌을 해결해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며 “문 대통령이 평소답지 않게 큰 목소리로 화를 냈다.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에서는 “법무부 장관을 박살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후로는 이런 아이디어가 청와대 내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BDA 자금은 2007년 러시아 은행을 통해 북한에 송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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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bda#북한 지원#천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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