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秋 아들’ 감싼 여권에 발끈 “내가 당직사병이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13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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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법사위원들 "인민재판…대단히 질 나빠"
원희룡 "거대 권력이 예비역 병장 겁박 이유 뭔가"
허은아 "황희 브랜드, 국민 비난자로 기억될까 걱정"
김웅 "당신들이 조국, 추미애라면 우리는 당직사병"
하태경 "이재명도 공정 가치 내버린 친문 아부꾼"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직사병의 실명을 공개하고 야당의 정치 공세까지 의심하자 국민의힘은 13일 강력 반발하면서 법적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 의원을 겨냥해 “다른 언론에 먼저 실명이 나왔다고 항변하시는 것 같은데, 국회의원이라는 헌법기관이 실명을 공개하고 압박하며 여론몰이를 하는 과정에서 ‘불이익 조치’를 했다고 볼 수도 있다”며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을 지적했다.

해당법 제15조에는 ‘누구든지 공익신고자등에게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돼 있으며, 이 같은 불이익 조치를 한 경우 제30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한다고 명시돼 있다.

배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공익제보자의 실명을 공개한 행위를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르는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한 젊은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선량함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황 의원이 추 장관 아들 특혜 의혹을 폭로한 현모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며 ‘단독범’으로 폄하한 데 대해 “공익신고자를 중대 범죄자로 둔갑시켜보겠다는 의도는 대단히 질 나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최민희 전 의원도 황 의원 페이스북 댓글에 남기는 방식으로 가세했고, 여당 2중대 대표라는 최강욱 의원도 같은 사진을 제시하며 독려에 나섰다”면서 “친문 극렬 지지층에게 공익신고자의 신원을 낱낱이 까발려 괴롭혀달라며 ‘작전에 들어가자’ 라는 돌격 신호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여권 지도부의 개입을 의심했다.

이들은 “친문, 친여 언론이 이 분위기에 합세해 인민재판과 같은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진다”며 “평생 민주화,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빚어내는 살풍경은 ‘지금 이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인가, 문주(文主)주의 국가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주장했다.

허은아 의원은 “‘황희’라는 브랜드가 후손들에게 비상식적인 ‘국민 비난자’로 기억될까 걱정”이라며 “나라를 둘로 쪼개고 불지른 자는 철부지 사병이 아니라, 철부지 정부와 여당 인사들 아닌가 싶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허 의원은 “조선조 뛰어난 인재로 잘 알려진 최장수 재상 황희는 원칙과 소신을 견지하면서도 배려와 관용의 리더십을 발휘해 ‘명재상’이라는 브랜드로 후손들에게 기억되고 있다”며 “반면 현대의 황희 브랜드는 검찰개혁이라는 논리로 포장해 적과 아군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추 장관은 감싸고, 제보자인 국민은 불장난한 철부지, 단독범으로 폄하할 뿐만 아니라 사병 실명까지 거론해 아군에게 적군의 좌표까지 찍어주는 듯한 어이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황 의원을 겨냥해 “여당 의원이 한 청년의 이름을 십여 번 부르면서 ‘범인’으로 규정하고 그 젊은이를 국정농간세력의 배후로 지목했다”며 “예비역 병장을 거대 권력이 겁박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원 지사는 “추 장관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검찰을 망가뜨렸다. 국방부도 망가뜨렸다. 다음은 권익위, 그 다음은 외교부 차례인가”라며 “권력기관을 잠시 잠깐 옥죌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에게 재갈을 몰리려는 시도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조선의 명재상 황희는 백성을 적으로 몰지 않고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정치인이었다”며 “2020년 황희는 공익제보자를 범죄자로 모는 파렴치한 정치인, 자기진영의 논리에 빠져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분열의 정치인이 되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정권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그를 범죄자로 몰고 배후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가짜뉴스의 대가 황희 의원님, 제발 황희라는 이름을 더럽히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김웅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은 내가 당직사병이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고 적힌 게시물을 공유하며 “당신들이 조국, 추미애라면 우리는 당직사병이다”라고 맞섰다.

조경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정서와는 무관하게 제보자를 범죄자 프레임으로 내모는 저들의 뇌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대다수의 국민들을 이렇게도 무시하는 작태는 어디에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참으로 궁금하다”며 “정부와 민주당은 진정 국민을 상대로 싸우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 이 지사를 두고 “친문의 아부꾼”이라고 비하하면서 “권력을 쫓느라 공정과 정의의 가치마저 내버리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표현했다.

그는 “추 장관 아들 특혜 논란이 다른 특혜 논란보다 중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는 권력형 특혜이기 때문이다. 당대표일 때 또 장관하는 동안 시도된 특혜 부여이기 때문”이라며 “추 장관 아들 관련 여러 청탁이 있었고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이 지사는 이 모든 관련자 증언을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또 “군대 특혜를 방치하는 것은 댐을 허물 수도 있는 작은 구멍 방치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현재 국방부와 군대는 추장관 아들 구하려고 원칙과 규율을 망가뜨리고 있다. 즉 친문 집단이 국가 기강을 허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여당 국방위 간사인 황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건의 최초 트리거(방아쇠)인 현 모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며 “그동안 이 사건을 키워온 현 병장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순 제보만으로 볼 수 없다. 이 과정에 개입한 정치 공작 세력이 있는지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몰아부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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