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코로나 재확산…文대통령 ‘내수부양 계획’ 중대 기로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7일 17시 40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 고 최사진씨의 배우자 박명순씨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 고 최사진씨의 배우자 박명순씨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했던 ‘방역 성공을 토대로 한 경제 회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중대기로에 놓였다.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97명(지역 발생 188명) 증가했다. 지역 확진자 188명 중 서울 90명, 경기 70명, 인천 7명으로 수도권에 집중 발생했다. 나흘 간 누적 확진자는 745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방역’과 ‘경제’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정부의 노력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일각에선 경제 및 일상 회복을 서두르다 방역에서 구멍이 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6월 “3, 4분기는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상반기에 진정되고 팬데믹은 하반기에 진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후 내수 부양 등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청와대와 정부의 크고 작은 정책과 결정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내수 촉진 차원에서 ‘대한민국 동행세일’ 현장을 방문해 “과거에는 소비를 아끼고 저축하는 게 애국이었지만 지금은 소비가 애국”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달 14일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16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방역 성공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선도형 경제, 기후변화 적극 대응, 포용사회로의 대전환 등 목표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달 21일엔 이달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같은달 30일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휴관됐다가 다시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공연, 경기, 문화행사 관람 등 국민들의 문화 생활을 촉진하기 위한 캠페인성 행보였다.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방역의 성공이 있었기에 정부의 확장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었다”며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올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GDP(국내총생산) 규모에서도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 강도가 높아지고 경제주체들의 대외활동이 감소해 국내 소비가 위축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정부도 내수진작을 위해 정부가 시작한 숙박, 여행, 공연 등 6대 소비할인권 추가 배포를 중단했다.

정부는 16일부터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2단계에선 실내는 50명, 실외는 100명 이상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 공적 목적의 집합, 모임, 행사가 금지된다.

또 주점, 노래연습장, 대학학원 등 고위험시설 11곳은 운영이 중단되고, 종교시설, 영화관, 결혼식장, 목욕탕 등 중위험시설은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한다.

정부는 필수적 사회경제활동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3단계 격상도 검토하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이날 “현상황은 대규모 유행의 초기단계”라며 “지금 바로 유행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의료시스템의 붕괴,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휴가철이 시작되고 장마가 길어지며 실내활동량이 증가되는 상황에 정부의 경제부양 카드가 겹치는 등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방역이 경제다. OECD 보고서도 한국에 2차 유행이 없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며 “지금부터 빨리 유행 상황을 통제하는 게 경제에 영향을 덜 주는 것이다. 지금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내는지가 한국 방역의 신뢰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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