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주호영 취임 100일 기자회견문…“국민만 바라보며 가겠다”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4일 1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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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14/뉴스1 © News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8.14/뉴스1 © News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더불어민주당과의 원구성 협상, 원내투쟁 등을 거치며 “비로소 국민이 다시 마음을 주고 계신다”고 평가했다.

특히 민주당과의 원구성 협상 과정을 가장 힘들었던 일로 꼽으면서 전날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에 한 계단 밀린 민주당에 “지금이라도 합의에 의한 국회운영이라는 원칙과 관행으로 여당이 되돌아올 수 있기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한발한발 걸어가고 있다”며 “원내대표 기간 나에게 부여된 정치적 소명은 통합당을 진정한 수권야당으로 다시 올려놓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 서울·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를 언급하며 “그 길에 우리당이 승리하는 기반을 닦고 기틀을 만들어나가는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주 원내대표 기자회견문 전문.

▶지난 총선 이후 어려운 정국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당도 워낙 어려운 상황이라, 저도 지난 5월8일 원내대표 당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100일이 됐습니다. 지난주에는 전국적인 수해재난 상황까지 겹쳐서, 저희들도 수해복구와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21대 국회를 시작하면서, 여야관계의 균형, 민주주의를 지켜가는 데 야당의 견제권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절감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언론인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협조해 주신데 대해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현장에 계신 우리당 출입기자 여러분들께서 객관적인 시각에서 현재의 정국 상황을 분석하는 날카로운 기사들을 계속 잘 써 주고 계셔서 저희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은 우리당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참패였습니다. 1987년 체제 이후 선거에서 이런 성적표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첫 번째 과제는 패전을 수습하는 일이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켰고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여당의 기형 선거법 강행처리에 맞서기 위해 만들었던 자매정당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성사시켰습니다. 당 구성원들과 더불어 난관을 함께 헤쳐가기 위해 의원총회를 매주 상시적으로 가동시켰습니다.

“우리끼리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 절박해야 이길 수 있다”는 심정으로 원내 대응뿐만이 아니라 각종 정책현안들에 이르기까지 당내 의견을 수렴해서 최대화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의원총회와 원내대책회의뿐만이 아니라 선수별로 상임위별로 대표적인 의원님들이 참여하는 원내전략회의도 정례화해 수시로 개최해 왔습니다. 원내지도부가 일사불란한 지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최대한의 소통을 통해 상호간 공감대를 확보하고 단합과 집단지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춰나가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간 가장 힘들었던 일을 꼽으라면, 역시 원구성 협상이었습니다. 176석 거대여당이 ‘힘과 폭압’으로 야당을 짓누르면서,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쌓아올린 의회민주주의의 관행, 협치, 숙의 민주주의,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운영, 그 모든 것이 다 무너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상임위 배분에 참여한다는 것도 의미는 없었습니다. 법사위는 야당이 여당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였지만, 그 마저도 여당은 함부로 가져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합의에 의한 국회운영이라는 원칙과 관행으로 여당이 되돌아올 수 있기를 기다리겠습니다.

176석 힘을 가진 거대여당은 국회에서 예산과 입법을 마음대로 처리했습니다.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조차 스스로의 정치 편향성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장외투쟁이라도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야당 원내대표로서 저는 국회를 기반으로 싸운다는 원칙을 견지했습니다. 여당이 176석 다수의석을 점하고 있는 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이 같은 상황은 향후 언제라도 다시 되풀이될 수 있지만, 저희는 낮은 목소리로 진실을 무기로 싸우겠다는 원칙은 지켜나갈 생각입니다. 국민만 믿고 진실을 무기로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주를 견제해 나가겠습니다.

협치를 하시겠다는 대통령께는, 도대체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협치’가 무엇인지 다시 여쭙고 싶습니다. 지난 총선, ‘여당의 176석’은 엄연한 민의이고 주권자의 선택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다수의 힘’만 믿고 일방 독주하는 것은 민의에 대한 분명한 왜곡이자 역사에 대한 반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희는 지금 집권세력의 행태를 통해 협치가 아니라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여실히 목도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힘에 의해 대화와 타협에 기반 하는 의회주의는 파괴되고 민주주의는 상실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분명히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협치는 아닐 것이라고 저희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소통을 늘려주시기 바랍니다. 말로는 협치를 말씀하시면서, 대화하고 소통하고 타협하지 않으면 협치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어제, 탄핵 이후 처음으로 저희 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추월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하루 종일 화제가 됐습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는 저희들에게 이제 비로소 국민들께서 다시 마음을 주고 계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중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책임감으로 저희는 저희에게 부여된 시대적 사명감으로 역할과 책임에 최선을 다해가도록 할 것입니다. 표결의석에서의 수적 균형은 깨지고, 여당이 협치에 나서지 않는 한 여야관계 균형성 회복은 여전히 요원하지만, 저희들은 무기력과 패배주의에 낙담하지 않고 책임 있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원내대표에 취임한 후 약속드렸듯이 자유 공정 법치라는 보수의 가치에 나눔 배려 공동체 같은 온기를 더하는 것이 우리당 변화의 큰 방향이 될 것입니다. 저희들은 끊임없이 비판하고 고민하고 정부·여당을 넘어서는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기획하고 입법하고 실행해 나갈 것입니다. 저희는 전투적으로 당당하고, 싸우면서 협상하는 야당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논리적으로 집요하고 비판적으로 날카로운 야당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저는 제 원내대표 기간, 저에게 부여된 정치적 소명은 미래통합당을 진정한 수권야당으로 다시 올려놓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대선 전초전이 된 내년도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을 비롯해, 앞으로의 정국상황에 큰 변수가 될 정치일정들이 많이 예정되고 있습니다. 그 길에 우리당이 승리하는 기반을 닦고 기틀을 만들어가는, 원내대표로서의 제 소임을 다해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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