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하늘 두쪽 나도 본회의 열것”… 통합당 “헌정사에 없는 폭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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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21대국회 개원 싸고 정면대치
민주당 “일하는 국회, 국민의 명령”… 상임위 배분 협상 여지는 열어둬
통합당 “단독개원, 53년만에 처음”… ‘의장 선출 참여후 협상’ 온건론도

민주당 ‘자치-균형 포럼’ 이낙연 전 국무총리(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와 김태년 원내대표(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자치와 균형 포럼’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하늘이 두 쪽 나도 5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며 개원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민주당 ‘자치-균형 포럼’ 이낙연 전 국무총리(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와 김태년 원내대표(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자치와 균형 포럼’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하늘이 두 쪽 나도 5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며 개원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하늘이 두 쪽 나도 5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가장 나쁜 졸속, 폭정, 독재의 선전포고다.”(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민주당과 통합당이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본회의 개최를 하루 앞둔 4일에도 원 구성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는 21대 국회를 향한 국민의 지상명령”이라며 통합당에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들과 함께 본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통합당은 “단독 개원은 53년 만에 처음 벌어지는 무도한 일”이라며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이날 비공개로 이뤄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추후 원 구성 협상을 전제로 국회 개원에 합의하자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여야 극단 대치 국면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막판 시도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날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 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통합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정해진 날짜에 국회 문을 열고 3차 추경안 심사를 바로 시작하도록 야당이 협조해 달라”고 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제출한 3차 추경안에 대해 대폭 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통합당의 3차 추경안 분석 자료에는 ‘코로나19 관련 예산은 2%뿐’ ‘빚으로 5개월 버틴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직접 지원 0원, 융자용 예산만 5조 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5일 본회의에서 민주당 몫인 국회의장(박병석 의원)과 국회부의장(김상희 의원)을 선출하기로 했지만 상임위원회 배분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앞세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통합당이 구태의 상징인 국회 파행 카드를 뽑아들 수 없을 거란 확신이 있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사이다 정책 세미나’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사이다 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통합당 의원들이 사회 문제와 이슈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사이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앞줄 가운데)는 5일 단독 개원도 불사하겠다는 민주당을 향해 “졸속 폭정 독재의 선전포고”라고 반발했다. 뉴시스
통합당 ‘사이다 정책 세미나’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사이다 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통합당 의원들이 사회 문제와 이슈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사이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앞줄 가운데)는 5일 단독 개원도 불사하겠다는 민주당을 향해 “졸속 폭정 독재의 선전포고”라고 반발했다. 뉴시스
통합당은 4일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개원 강행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의총은 격앙된 분위기에서 ‘결사항전’ ‘본회의 보이콧’ 등 강경발언이 주를 이뤘지만 일각에선 ‘의장 선출 참여 후 협상’ 등의 온건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단독 개원은 1967년 7월 10일 무려 53년 전에 당시 민주공화당이 신민당 등원 없이 개원한 매우 이례적인 예 하나뿐”이라며 “헌정사에 없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김태년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오후 8시 서울 모처에서 만나 1시간 반 동안 막판 협상을 벌였다. 지난달 29일 ‘소주 회동’, 이달 2일 ‘막걸리 회동’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민주당 박성준,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회동 직후 “결론을 내지 못했고, 5일 오전에 다시 만나 개원 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제사법위원장에 대해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면서도 “원 구성 협상과 별개로 국회 개원에는 함께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 전 다시 여야 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개원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조동주 djc@donga.com·박성진·이지훈 기자
#21대 국회#본회의#원 구성 협상#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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