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모습 기대” “4년전 내 자리”… 32년 악연 이해찬-김종인 신경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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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1, 2당 대표로 다시 만나
5분간 배석자 없이 비공개 대화도
이해찬, 1988년 총선때 김종인 꺾어
김종인 2016년 공천권, 이해찬 컷오프

손 맞잡은 이해찬-김종인 3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취임 인사를 위해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당시 자신이 민주당 비대위 대표였던 것을 가리켜 이
 대표에게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다”며 농담을 건넸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손 맞잡은 이해찬-김종인 3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취임 인사를 위해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찾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당시 자신이 민주당 비대위 대표였던 것을 가리켜 이 대표에게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다”며 농담을 건넸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원내 1, 2당 대표가 되어 3일 다시 만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도 김 위원장은 “정상적 원 구성이 되도록 해 달라”며 여당에 양보를 요청했고, 이 대표는 “기존과 다른 통합당의 모습을 기대한다”며 뼈 있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날 김 위원장이 취임 인사차 이 대표실을 예방하자 이 대표는 문 앞으로 직접 마중을 나와 김 위원장을 맞았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어려운 일(비대위원장)을 맡으셨다”며 인사를 건넸고, 김 위원장은 “팔자가 그렇게 되나 보다”라며 웃었다.

김 위원장은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여기에 오니 기분이 이상하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2016년 민주당 비대위 대표였던 시절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원 구성을 놓고 신경전도 오갔다. 이 대표는 의장단 선출을 위한 5일 본회의 개의 협조를 압박하며 “기본적인 (국회)법은 지켜가면서 협의하고, 소통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통합당이) 기존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여당의 단독 본회의 개의 강행이 아닌 여야가 합의한 ‘정상적’ 원 구성에 방점을 찍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께서는 7선의 관록이 많으신 분이니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했다. 이어 “정부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저희도 협력할 것”이라며 3차 추경 협조 의사도 밝혔다.

두 사람은 모두발언 이후 5분간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은 “워낙 인연이 오래된 분들이라 두 분 간 5분이면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 효과”라고 했다.

두 사람은 32년 전 시작된 정치적 악연으로도 유명하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김 위원장은 서울 관악을에서 이 대표와 맞붙였다가 낙선한 뒤로 지역구에 다시는 출마하지 않았다. 20대 총선 공천 때는 당시 민주당 비대위 대표였던 김 위원장이 이 대표를 컷오프했고, 이 대표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됐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이해찬#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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