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核도발’ 예고한 김정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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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사위 “핵전쟁 억제력 더 강화… 전략무력 고도의 격동상태서 운영”
신형 SLBM-ICBM 발사 태세 위협… 美 압박하고 南 협력 손짓도 거부

군사위 열어 지휘봉 들고 간부들에 설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4차 확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형 스크린을 지휘봉으로 가리키며 간부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군사 정보로 추정되는 스크린 화면 내용은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노동신문은 24일 김 위원장 주재 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뉴스1
군사위 열어 지휘봉 들고 간부들에 설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4차 확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형 스크린을 지휘봉으로 가리키며 간부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군사 정보로 추정되는 스크린 화면 내용은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노동신문은 24일 김 위원장 주재 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처음으로 핵 도발 재개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미중 간 경제·방역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 추가 도발을 넘어 핵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강행을 시사한 것. 비핵화 대화 재개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독자적 남북 협력에도 좀처럼 탄력이 붙지 못하는 형국이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擊動·격발)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제시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어 “자위적 국방력을 급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편성해 위협적인 외부 세력들에 대한 군사적 억제 능력을 더욱 완비하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됐다”고도 했다.

이런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곧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지 5개월 만으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이나 고체엔진을 장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언제든 이들 전략 무기를 실제로 발사할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는 의미다.

신문은 “조선인민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운영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들이 취해졌다”고도 전했다. 지난해 연속 실험에 나섰던 초대형 방사포 등 한국의 대북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 체계의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이끌어온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장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하고, 포병 출신 중 처음으로 총참모장이 된 박정천에겐 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도 못 단 차수 칭호를 부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좀처럼 한반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미국 워싱턴을 겨냥한 ‘핵 몸값’ 높이기인 동시에, 한국에는 5·24조치의 사실상 폐기 선언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대북 유화 메시지에 별 관심이 없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이날은 5·24조치 시행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핵 도발#중앙군사위원회#확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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