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출마” 홍준표에 경남 정가 반응 엇갈려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9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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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0.1.15.© 뉴스1 DB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0.1.15.© 뉴스1 DB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이자, 전직 경남도지사를 역임한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가 고향인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19일 지역 정치권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중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쉬운 선거에 나선다는 지적과 함께 과거 당 대표 시절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홍 전 지사는 지난 1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이번 총선에서 밀양창녕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와 밀양창녕을 두고 고민하던 홍 전 지사가 고향인 ‘밀양창녕’으로 출마지역을 못 박은 것이다.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는 밀양시장을 지낸 엄용수 전 의원 지역구다. 엄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2억원을 확정 받으며 의원직을 잃었다.

무주공산이 되자 각 정당에서는 예비후보자가 쏟아졌다. 현재 이 지역에 출사표를 낸 예비후보자는 모두 8명으로, 더불어민주당 1명, 자유한국당 2명, 국가혁명배담금당 4명, 무소속 1명이다.

이같이 많은 후보가 선거를 준비하고 있지만, 실제 지역에서는 홍 전 지사에 관심이 더 많았다. 대구와 밀양창녕을 고민하던 시기에도 홍 전 지사의 입에 지역 정가는 촉각을 세워왔다.

홍 전 지사를 두고 지역 정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인지도 면에서 홍 전 지사만큼 영향력이 큰 인물은 찾기 힘들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승리한 곳이 경남인 만큼, 지역 내 기반이 튼튼하다는 게 일관된 분석이다.

홍 전 대표 역시 “(밀양창녕에서) 당선되니깐 결정한 것”이라며 당선을 자신했다.

동시에 그동안 험지에서 4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낸 홍준표 전 지사가 당 지도부의 반대에도 ‘보수텃밭’인 경남으로 내려와 출마한다는 데 곱지 않은 시선도 따른다. 무주공산이 된 보수텃밭, 그것도 고향에 출마해 쉽게 당선을 노린다는 지적이다.

당장 한국당 내부에서 ‘컷오프’ 이야기가 나오는 등 홍 전 대표의 고향 출마에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정치를 하면서 공천에 목 매단 적 한 번도 없다. 국회의원 네번 하면서 당의 덕으로 당선되지 않았다. 내 이름, 이력, 명성으로 됐다”며 “당을 위해 헌신했다. 이제 당도 대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앙당뿐만 아니라 지역 정가에서도 홍 전 대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남정가 한 관계자는 “당 대표 시절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에 거스르는 언행을 통해 실망을 안겨 줬고, 비호감도도 급속하게 늘어난 거 같다”며 “지방선거 역사상 유례 없는 보수의 대참패를 책임지고 (홍준표가) 물러났었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고향 출마와 함께 “PK를 뭉치게 할 정치인이 되겠다”며 PK대표 정치인에 욕심도 드러냈다. 대권으로 가기 위해 지역 기반이 반드시 필요한데 PK를 거점으로 차기 대권에 도전할 것을 시사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지역 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오히려 보수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홍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힌 15일 보수단체인 ‘나라사랑태극기연합회’는 “당대표와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는 더 이상 구차한 모습으로 정치생명을 이어가려는 사욕을 버리시길 바란다”면서 “자유우파 통합에 스스로 걸림돌이 되지 마라”고 꼬집었다.

(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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