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직 총사퇴’, 효과 있을까?…의원들 이견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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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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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 및 위원들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내년 총선 필승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 및 위원들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고 내년 총선 필승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News1
자유한국당이 준(準)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설치법안 통과에 대한 반발로 ‘의원직 총사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를 두고는 당 안팎에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당은 그동안 두 법안을 문재인 정부의 ‘2대 악법’이라고 규정하면서 ‘필사 저지’ 해왔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장외투쟁 말고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전략 부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기는커녕 법안이 모두 처리된 후 불쑥 튀어나온 의원직 총사퇴 안을 두고 의원들간에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의원직 총사퇴는 당 차원의 결정이기 때문에 따르기로 했지만 전날(30일)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하는 의원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 목소리도 나왔다. 의총에서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이 등 4+1 협의체가 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안을 받아 한국당을 더 궁지로 몰아세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31일 뉴스1과 통화에서 “‘총사퇴를 할 것이면 내년에 출마를 안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총사퇴는 가벼운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며 “또 의원직 총사퇴를 문 의장이 처리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도 있었다”고 전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영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원직 사퇴카드는 카드가 될 수 없다. 비호감 1위인 정당소속 의원들의 사퇴는 모두를 행복하게 할 뿐”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절차적으로 처리되기 어려운 의원직 총사퇴는 결국 보여주기식 ‘쇼’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국회의원이 사퇴하기 위해선 ‘사직의 건’이라는 의안, 즉 일반 법안과 같은 형태로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현행 규정상 사직의 건은 국회 회기 중엔 본회의 표결에 부쳐 과반으로 가결되면 사퇴가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108석을 가진 한국당의 표만으로는 가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비회기 중 제출되더라도 문희상 의장이 이를 승인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는 수적으로 열세인 한국당이 ‘다수의 횡포’에 의한 ‘피해자’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여론전인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의원직 총사퇴를 하려면 회기 중에는 과반 동의가 있어야 하고 비회기 중에는 국회의장의 수리가 필요하다”며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쇼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도부가 잘못된 결정을 했으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지 선거 앞두고 할 일도 없는 국회의원들인데 의원직 총사퇴 카드가 또 무엇을 보여주려는 쇼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의원직 총사퇴 문제를 일임 받은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두 악법을 저지하라는 현명한 국민의 말씀을 받들지 못해 의원직 총사퇴를 꺼내들었다”며 “(두 악법을) 막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국민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송구함 때문에 의원직 총사퇴 결의를 한 것”이라고 밝혔을 뿐 향후 진행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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