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30년 정치인생서 12월 가장 고통…인신공격 참담”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0일 2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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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극심한 혼란과 정쟁 점철…매일 자책감"
"가족까지 겨냥한 날카로운 말들에 모욕감과 배신감"
"남은 임기 동안 국회개혁 우선…윤리특위 개선 시급"

문희상 국회의장은 30일 “20대 국회는 어느 정당도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다당제로 출발했다. 국민 뜻에 따라 협치를 해야만 하는 새로운 국회 운영의 시험대가 마련됐다. 그러나 234명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을 의결한 것 외에 협치는 고사하고 정상적인 국회 운영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홈페이지에 ‘2019년이 저물어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특히 하반기 국회는 극심한 혼란과 정쟁으로 점철되었으며, 최악의 국회라는 오점만 남겼다. 여야간 대화 자체가 어려웠고, 협상장은 대결의 장으로 변질됐다”며 “실제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장외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데모크라시)는 찾아볼 수 없고 비토크라시만 득세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의장은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는 국회가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은 국가와 민족 앞에 부끄럽기 짝이 없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아무것도 못하는 20대 국회의 모습이 개탄스럽고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뭘 하자는 것인지, 이게 도대체 뭔가’하는 자책감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중에서도 마지막 12월 한 달은 30년 정치인생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적었다.

문 의장은 “동료 의원이 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어선 인신공격에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그 모욕감과 자괴감,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며 “특히 가족과 지역구민까지 겨냥한 칼보다 날카로운 말들에 하루에도 열두 번씩 저는 죽고 또 죽었다. 속이 숯검정마냥 시커멓게 타서 알맹이는 없어지고, 껍데기만 돌아다니는 공허한 심정”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최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선거제 개혁법 등을 본회의에서 표결 강행 처리하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로부터 “아들 공천” 등 막말과 비난을 받은 것에 대한 심경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치개혁과 검찰개혁을 위해 국회가 할 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이루어진 선거제도 개혁은 각 정당이 득표수에 비례해 의석수를 가져야 한다는 대원칙에 한 걸음 다가선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선거제도의 틀을 바꾸고 결정적인 질적 변화를 가져올 계기”라며 “또한 공수처법이 통과돼 검찰개혁도 본궤도에 올랐다. 특정 권력기관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고위공직자들의 부패를 차단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남은 20대 국회 임기 동안 국회 개혁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의장은 “무엇보다도 남은 기간 동안, 정치개혁 중 국회개혁에 집중해 반드시 제도화하려고 한다”며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제도 개선, 인사청문회와 윤리특위 제도 개선 등 효율적인 국회운영을 위한 국회개혁 법안들이 논의돼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회 윤리특위 제도 개선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이라며 “윤리특위를 재가동하는 동시에, 상설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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