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김종민, 필리버스터中 화장실行…주호영은 ‘기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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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4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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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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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더불어민주당도 필리버스터로 ‘맞불’ 대응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생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잠시 토론을 중단하는 이례적 해프닝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은 23일 오후 9시 49분 주호영 의원을 시작으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이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벌인 지 3년 10개월 만이다.

주 의원에 이어 24일 새벽 1시 50분 부터 두번째 주자로 나선 김종민 의원은 3시간 50여분 동안 발언을 이어가다가 오전 5시50분경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요청했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지난번에는 잠깐 화장실을 허락해줬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어떻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의장은 “생각은 안해봤다”면서도 “3분 안에 다녀오는 것으로 (허용하겠다)”고 답했다.

김의원이 말한 ‘선례’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남겼다.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도중 안 의원은 “지금 생리현상이 급하다”고 호소해 필리버스터 도중 화장실을 다녀오는 선례를 남겼다.

필리버스터를 까다롭게 운영하는 미국에서는 회의장을 비우면 토론이 끝나는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나라 국회법의 경우 의원 1명당 1 차례만 토론할 수 있다고 돼 있으나 연단 비우면 토론이 끝나는 건지 아닌지 규정은 없다.

이에 첫 주자로 나선 주호영 의원은 기저귀까지 차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종민 의원은 “제가 시간을 끌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잠깐 화장실 좀”이라면서 급히 화장실로 갔다.

그러자 김 의원 다음 순서로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한국당 권성동 의원이이 거세게 항의 했다.

이에 문 의장은 “반말하지 말라. 의장이다. 의장을 모독하면 국회를 모독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은 3분여 뒤 돌아와 발언을 이어갔고 약 4시간 30분만인 오전 6시22분경 토론을 마쳤다.

필리버스터는 통상 소수 정당이 다수당의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토론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 하는 합법적 수단이다. 이번 처럼 다수당이 찬성 입장에서 필리버스터로 맞서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필리버스터 제도를 이렇게 왜곡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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