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협상 연내 타결 불발…내년 1월 美서 재개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8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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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의 연내 타결이 불발됐다. 한미는 올해 마지막 협상에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간 것을 토대로 내년 1월 미국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James DeHart)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를 수석대표로 하는 한미 대표단은 18일 서울 동대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11차 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를 마쳤다. 한미는 전날 5시간 가량 협상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도 4시간30분 동안 협의를 벌였다.

외교부는 협상 종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여러 사안에 대한 입장 차이 속에서도 많은 논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가고 있으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다음 회의는 내년 1월 중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위비 협상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첫 회의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10월 미국 하와이, 11월 서울을 오가며 한 달에 한 번씩 이뤄졌다. 하지만 3차 회의에서 미국이 새로운 항목과 과도한 분담금 증액을 요구한 채 먼저 자리를 뜨면서 협상이 파행을 빚었다. 이후 한미는 2주 간격으로 만나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한미 대표단은 4차 회의에 이어 5차 회의에서도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 수준을 높이며 밀도 높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측은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기보다는 다양한 카드들을 함께 검토하며 접점 모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한국 협상단이 미국의 과도한 증액 요구에 맞서 호르무즈 파병, 반환 주한미군기지 오염 정화 비용 부담 등 동맹 기여 카드를 내세워 미국을 설득했는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관련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은 올해 분담금 1조389억원보다 5배 이상 많은 50억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SMA 항목 외에 역외 훈련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주한미군 인건비 중 수당과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 대표단은 “SMA 틀 내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하며,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SMA에서 규정하는 방위비 분담금 항목은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등 세 가지다.

10차 SMA 협정은 올해 말 종료된다. 일각에서는 연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협정 공백으로 주한미군 내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의 무급 휴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10차 협정 역시 연내 시한을 넘겨 올해 2월 타결됐지만 미국이 예산 전용을 통해 인건비를 미리 지급하고, 협정을 1월1일부터 소급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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