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行에 종로 무주공산…거물급 빅매치 가능성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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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17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내년 총선때 정 후보자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 거물급들의 빅매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종로는 대통령을 두 번이나 배출한 곳으로 대한민국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의 의원직 상실로 1998년에 열린 보궐선거에서 각각 당선됐다.

종로 지역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그간 수많은 거물급 인사들이 종로를 노크해왔다. 최근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종로 출마를 염두에 두기도 했다.

여권의 잠재적인 대권주자로 꼽혀왔던 정 전 의장 역시 종로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그는 총리 후보자 지명 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정견발표에서 “종로에서 3선에 도전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이 종로를 떠나게 되면서 종로는 무주공산이 됐고 차기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낙연 총리의 종로 출마설이 나온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총선에 임해야 하는 이 총리 입장에선 종로 출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여의도로 활동 무대를 옮길 수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총리가 큰 꿈을 갖고 있고 종로 역시 상징성이 있으니 종로 출마로 이어지는 수순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다만 이 총리는 직접 선수로 뛸 것인지 혹은 전국을 돌면서 당내 세력 확보에 주력할 것인지에 대한 고심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선거구 특성상 보수세가 강한 종로에 직접 선수로 나설 경우 총선에서 이 총리의 활동무대가 좁아질 수 있다.

또한 공직사퇴 시한인 1월16일까지 정세균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가 마무리 될지 아직 알 수 없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국무총리는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한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속에서 정 후보자의 임명 절차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물론, 정 후보자 임명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리대행체제를 꾸려 이 총리가 물러날 수도 있지만 책임감이 강한 이 총리 특성상 후임 총리 임명 절차가 완료돼야 사직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행보에 대해 “후임 총리의 임명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것을 조금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국당에서도 거물급 인사들이 종로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사는 황교안 대표다. 황 대표는 아직까지 한 번도 선거에 출마한 적이 없다. 차기 대권을 생각하고 있다면 총선에서 승부를 걸 수도 있다.

그렇지만 황 대표 역시 전체 선거판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기에 험지가 될 수 있는 종로에 나설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황 대표뿐 아니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잠재적인 후보로 볼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 수성갑 지역 출마를 접고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상태다.

이처럼 종로 선거구에 벌써부터 거물급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모두 신중하게 전략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패를 쉽게 내보이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수를 읽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권에서 이 총리의 행보가 본격화될 경우 야권의 맞불 작전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일단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기에 여론조사도 해봐야 하고 (출마 후보군의) 의사도 들어봐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당장 급하게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도 “워낙 중요한 문제고 각론까지는 논의를 안했다”면서도 “종로가 상징성이 크기에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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