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NLL 무인도 3곳 제외한 모든 섬에 군사시설 구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6일 2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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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평도 포격도발 9주기(23일)에 서해 접경해역의 창린도를 찾아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거의 모든 섬에 군사시설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와 인근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해군 함정을 언제든지 타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것이다.

국방부 국방정보본부가 이달 초 국회 정보위원회에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북한의 서해도서 요새화 작업 실태’라는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 군사적 긴장이 첨예하던 2015년부터 연평도 인근의 갈도와 아리도, 함박도 등 무인도를 군사기지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갈도에는 화포를 배치하고, 아리도와 함박도에는 레이더를 설치해 감시기지로 운용 중인 것으로 국방정보본부는 분석했다.

앞서 해병대사령부도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한다. 갈도는 서해 NLL을 경계로 연평도에서 4.5km 가량 떨어져있다. 서북도서를 겨냥한 최단거리의 공격기지인 셈이다. 군 소식통은 “갈도에는 지하벙커 형태의 구조물과 10여 문의 해안포가 배치된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정보본부는 갈도·아리도·함박도를 제외한 다른 도서는 2015년 이전에 이미 군사기지화를 완료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방정보본부가 국회 정보위에 제출한 관련 지도에 ‘(북한군의) 미(未)주둔지역’으로 표시된 섬은 하린도·옹도·석도 등 3개 섬 뿐이다.

서해 NLL 인근의 5개 무인도(갈도·장재도·무도·함박도·아리도)뿐만 아니라 백령도에서 동남쪽으로 30~40km 떨어진 마합도·기린도·창린도·어화도·순위도 등 대부분의 섬에 병력·무기 장비를 배치해 대남 기습용 전초기지로 운용 중임을 시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에 연평도 바로 앞 장재도와 무도를 잇달아 방문해 “남측 함정이 영해를 침범하면 수장시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서해 NLL 일대 도서 요새화에 맞서 우리도 고위력의 대응전력을 서북도서에 배치 운용하면서 관련 동향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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