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방한 美 볼턴과 비공개 회동…野 먼저 접촉 이례적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4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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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이른 오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양국 간 갈등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동은 오전 8시께 서울 중구 정동 미 대사관저에서 차담회 형식으로 열렸으며 미국 측에서 2명이 동석했다. 배석자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참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이번 회동은 나 원내대표가 먼저 e메일을 보내 성사됐다.

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는 한·미·일 협력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갈등의 장기화가 궁극적으로는 한·미·일 안보 공조에도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회동에서 한미동맹 중요성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미 군사훈련 축소 논란 속에서 전날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사태가 발생한 만큼 이에 대한 한국당 차원의 우려를 볼턴 보좌관에게 표명했을 가능성이 있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 내용에 대해 함구했지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문제나 북한의 신형 잠수함 등도 거론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 원내대표는 “제가 볼턴 보좌관에게 면담을 요청해서 만났다”며 “지금 안보와 관련된 저희 당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을 했고, 중국과 러시아가 카디즈(KADIZ·한국방공식별구역) 영공 등을 침범하는 이 엄중한 안보 현실에 있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일본의 수출 보복조치는 한미일 안보에 있어서의 한미일 삼각공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도 강조했다”며 “매우 의미 있는 면담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볼턴 보좌관의 발언이나 미국 측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그건 제가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대답하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전날 일본을 거쳐 23~24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으며,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잇달아 만났다.

볼턴 보좌관이 우리 정부의 협상 파트너인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을 만나기도 전에 야당 원내대표를 먼저 접촉한 것은 정치권은 물론 외교가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볼턴 보좌관과는 제가 작년에도 회동한 적이 있다”며 “그런 인연 때문에 방한을 앞두고 요청을 했었고 회동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다른 것보다도, 미국 측으로서도 제1야당인 한국당의 입장이라든지 한국당의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한 입장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한·미·일 의원회의 한국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당시 볼턴 보좌관과 단독 면담을 가진 바 있다.

2016년 11월에는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해 당시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이었던 볼턴 보좌관과 만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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