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제품 불매’ 보도에 ‘한국당 로고’ 올린 KBS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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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떠도는 일장기 합성 영상 “친일 프레임 씌워 총선 개입 의도”
한국당 의원 80여명 KBS앞 항의
KBS “사전에 걸러내지 못해 사과”… 1노조 “경쟁력-신뢰도 떨어뜨려”

18일 방송된 KBS 9시 뉴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 관련 리포트에서 앵커 뒤의 배경으로 등장한 화면의 ‘NO 안 뽑아요’라고 쓰인 문구에 자유한국당의 상징인 횃불 로고가 삽입돼 있다. KBS 화면 캡처
18일 방송된 KBS 9시 뉴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 관련 리포트에서 앵커 뒤의 배경으로 등장한 화면의 ‘NO 안 뽑아요’라고 쓰인 문구에 자유한국당의 상징인 횃불 로고가 삽입돼 있다. KBS 화면 캡처
KBS가 메인 뉴스인 ‘뉴스9’에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국내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소개하며 ‘자유한국당 안 뽑겠다’ ‘조선일보 안 보겠다’는 취지의 영상을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은 KBS가 내년 총선에 개입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KBS는 18일 ‘뉴스9’에서 ‘日 제품 목록 공유…대체품 정보까지’라는 제목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 기사를 보도했다. 앵커가 이 기사를 소개하는 배경화면에는 ‘NO 안 뽑아요’라는 글자가 떴는데, 알파벳 O를 붉은색 일장기로 대체했고 그 안에는 한국당의 횃불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NO 안 봐요’라는 글씨의 O에는 조선일보 로고가 삽입돼 있었다.

한국당 의원 80여 명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019년 7월 18일 KBS 뉴스는 사망했다. KBS가 ‘땡문뉴스’로도 모자라 이제는 여당의 총선 캠페인 방송이 되어 버렸다”며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프로파간다(선전)와 야당 탄압의 칼춤을 추는 홍위병 매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KBS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고 민·형사상 고발 조치를 취하는 한편, KBS 수신료 거부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한국당을 겨냥해 반일몰이를 하고 친일 프레임을 씌우면서 청와대와 여당의 ‘기승전총선’에 보조를 맞춘 형태”라며 “공영방송 KBS가 권력 입맛에 맞춰 총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당초 KBS가 지난달 18일 방영한 ‘시사기획 창―태양광 사업 복마전’에 대해 청와대가 정정보도와 사과방송을 요구하자 재방송을 보류한 사건을 두고 양승동 사장을 이날 국회로 불러 청와대 외압 의혹을 따져 물을 예정이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KBS는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동영상 파일을 앵커 뒤 화면으로 사용하던 중 해당 로고가 1초간 노출됐다”며 “해당 동영상 파일에 포함됐던 한국당 로고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BS는 관련 내용을 파악한 후 홈페이지에서 해당 리포트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지했고 이후 내용을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KBS ‘뉴스9’에서도 해당 영상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조선일보 로고 관련 대목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KBS노동조합(1노조)은 “정치권에 총선 개입이라는 빌미를 주는 실수를 하면서 뉴스 경쟁력과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보수 성향인 KBS 공영노조는 “명백한 총선 개입이자 선거법 위반”이라고 했다.

조동주 djc@donga.com·정성택 기자·임우철 인턴기자 서강대 프랑스문화학과 4학년
#kbs#뉴스9#일본 경제보복#수출 규제#자유한국당#선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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