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실상 종전선언’으로 협상 재개 못박아…남북협력 본격화 의지도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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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일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을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시작’을 선언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사실상 ‘종전선언’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해 주목된다.

이번 북미·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단순한 1회성 이벤트로 그치는 것을 막으면서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일요일 우리 국민들과 전세계인들은 판문점에서 일어나는 역사적인 장면을 지켜봤다”며 “정전협정 66년 만에 사상 최초로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마주잡았고 미국의 정상이 특별한 경호 조치 없이 북한 정상의 안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남북미 정상의 3자 회동도 이루어졌다”며 “이로써 남북에 이어 북미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해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9·19 군사합의에 따라 사실상 남북이 종전선언과 불가침선언을 한 것으로 간주해 왔다는 점에서, ‘남북에 이어 북미간에도’라는 언급을 통해 사실상 종전선언이 완성된 것으로 규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종전선언을 천명한 역사적 날”이라고 밝혔었다.

또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은 북한의 요구해온 체제 보장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라는 다음 단계를 되돌릴 수 없는 수순으로 규정한 셈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이어질 북미대화에 있어서 늘 그 사실을 상기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대화의 토대로 삼아나간다면 반드시 훌륭한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4개월여의 소강국면을 거쳐 본궤도에 오른 비핵화 협상이 다시는 궤도를 이탈해서는 안된다는 의지와 기대를 내보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관계의 개선이 이러한 북미관계 진전에 밑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에서의 북미·남북미 정상 회동을 비롯해 한미 정상의 비무장지대(DMZ) 첫 동반 방문 및 전방 초소 시찰 등 “그 모든 일들은 정상들 간의 신뢰뿐 아니라 판문점 일대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되는 등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평소에 늘 강조해왔던 것처럼 남북관계의 개선과 북미 대화의 진전이 서로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선순환’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판문점 회동으로 본궤도에 오르게 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앞으로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앞에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의 안보에 가져다주었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도 언급했다.

정부가 비핵화 협상의 본궤도 안착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해 미국측과 적극적인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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