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중앙회장 “총선서 비례대표 꼭 달라”…이해찬 어색한 웃음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8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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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앞줄 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열린 외식업계 정책 간담회에서 제갈창균(세번째) 중앙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5.28/뉴스1
이해찬(앞줄 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열린 외식업계 정책 간담회에서 제갈창균(세번째) 중앙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5.28/뉴스1
“2017년 대선 때 우리 단체(한국외식업중앙회)가 5대 일간지에 1억 원을 들여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꼭 주셔야 한다.”

28일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 사무실. 이해찬 대표는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의 갑작스런 발언에 당황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한국외식업중앙회를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당초 이 자리는 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일자리 안정자금 등 자영업자를 위한 당정의 노력과 외식업계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대표와 지도부들의 발언이 이어진 뒤 제갈 회장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제갈 회장은 “2016년 20대 총선 때 우리 단체가 새벽까지 (선거) 운동을 해서 (비례대표 순번에서) 12등을 했는데 결과는 28등이었다. 기만을 당했다. 우리를 앞세워 필요할 땐 부르고 그렇지 않을 때 나몰라라 하는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17년 대선 때 20만 명 진성 당원을 만들어 국회에서 (지지) 기자회견을 하고 5대 일간지에 1억 원을 들여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런데 왜 민주당은 우리한테 관심을 안주냐. 연동형비례대표제로 개정되면 우리도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꼭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익단체 대표가 선거 때 공을 세웠으니 공개적으로 비례대표 자리를 요구한 것. 옆에서 이를 듣던 이 대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다만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이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요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책 간담회에서 그런 말을 왜 하는 것이냐”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외식업계를 신경써 달라는 말이었지 진짜 공천을 달라는 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선거가 돈을 매개로 비례대표를 약속한 금권 선거이며 부정 선거 소지가 있음을 폭로하고 있다”며 “사법당국은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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