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테러행위… FBI 관여설 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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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만에 첫 공식입장 내놔… 美와 치열한 첩보전 벌어질듯

북한 외무성이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대해 “이런 테러 사건에 미국 연방수사국(FBI) 관여설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37일 만에 첫 입장을 내놓으며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무장괴한들이 에스빠냐(스페인) 주재 조선(북한)대사관을 습격해 대사관 성원들을 결박, 구타, 고문하고 통신기재들을 강탈해 가는 엄중한 테로(테러)행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외무성은 “이번 테로사건에 미련방수사국(FBI)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여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하여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며 “테로분자들과 그 배후 조종자들을 국제법에 부합되게 공정하게 처리하기 바란다”고 했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대해 침묵하던 북한이 돌연 외무성 차원의 입장을 내놓은 배경을 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가 “미국 정부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직접 겨눴기 때문이다. 앞서 스페인 고등법원이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 용의자 10명이 FBI와 접촉했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반북단체 ‘자유조선’은 지난달 26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FBI와 상호 비밀 유지 합의하에 엄청나게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도 이 사건에 대해 정보망을 통해 알아본 후 미국 정부 개입을 어느 정도 확신하고 공식화한 것”이라며 “이 사건을 둘러싸고 북-미 간 치열한 첩보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테러#f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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