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대미 라인’ 부상…입지 유지한 ‘군부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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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12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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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4기 대의원 선거…비핵화 협상 국면 반영된 ‘밸런스’ 인선 분석

북한이 12일 당선자 명단을 발표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외무성의 ‘대미 라인’ 이른바 ‘북핵 라인’의 새로운 입성이다.

이날 북한 매체들이 발표한 당선자 명단에서 확인된 외무성 인사는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부상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부터 이어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무 주요 인사임은 물론 과거 북핵 문제 협상 과정의 전면에서 일하던 외무성의 핵심 인사들이다.

이들이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도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중국통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등 외교 라인 인사들의 이름도 새로 확인됐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으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 취소됐을 당시 대미 담화를 발표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이름도 당선자 명단에서 확인됐다.

비핵화 협상에 ‘올인’ 중인 북한의 국가 정책 방향과 이에 따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행보 등이 두루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남북관계를 관장하는 ‘대남 라인’의 인사들도 새로 합류했다. 우리 측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새로 대의원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비핵화 협상 개시에 이어 국가 전략이 ‘선군’에서 경제 건설로 전환하며 입지 약화가 예상되기도 했던 군부의 입지도 큰 변화가 없었다.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 등을 역임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주역으로 꼽히는 리병철 육군 대장과 군수공업부 부장 출신으로 파악되는 리만건 당 정치국 후보위원도 모두 대의원 명단에 포함됐다.

비무장지대(DMZ)의 무장 해제 등을 포함한 남북 군사 합의서의 서명 당사자인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전 인민무력부장 출신의 장정남 군 상장도 명단에서 이름이 확인됐다.

이 같은 구성을 두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기점으로 들어선 비핵화 협상의 한가운데에 있는 북한의 현재 상황을 보여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외적으로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등 비핵화 협상에 기여하는 외교 라인을 챙겨 줌과 동시에 ‘핵무력 완성’에 기여한 군부도 아직 내치지 않음으로써 균형을 맞추려는 계산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북핵 협상의 실무 총책임자인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도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새로 등장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통일전선부 라인’의 실무자인 김성혜 통전부 통일책략실장은 대의원 당선자 명단에서 이름이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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