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혈된 눈, 긴장, 담배…김정은이 드러낸 북미회담의 ‘무게’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8일 0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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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충혈돼 있고 입 다시며 긴장한 기색도
숙소 이동 5분 시간에 차 안에서 담배 물어
"많은 사람 반기는 결과 확신, 최선 다하겠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시작된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깊은 고심과 피로의 흔적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지난해와 달리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합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김 위원장의 어깨를 무겁게 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28분(한국시간 오후 8시28분)께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재회했다.

두 정상은 악수를 나눈 뒤 취재진 앞에서 9분 간 환담을 나눴다. 김 위원장은 “사방의 불신과 오해의 눈초리가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 했다”며 이번 북미회담 성사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생각해보면 어느 때 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 그리고 인내가 필요했던 그런 기간이었던 것 같다”며 북미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내비쳤다.

이런 고민과 인내는 육안으로 확인되는 김 위원장의 컨디션에서도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앞니를 전부 드러내며 활짝 웃기도 했지만, 눈은 충혈돼 있었다. 또 입을 다시며 긴장한 기색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친교만찬 등 2시간20여분에 걸친 정상회담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담배를 피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5분 안팎의 이동 시간 중에 담배를 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 이행하면 북한에 밝은 미래를 보장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고, 이날 환담에서도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영변 핵시설 폐기 및 사찰·검증 허용을 포함한 비핵화를 약속하라는 손짓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핵 개발을 중단하고 경제 건설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이 지난 수십년 간 가보지 않은 길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비핵화와 개혁·개방이라는 새로운 물길을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남이라는 점에 그 무게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하노이에 도착한 직후 자국 실무대표단으로부터 북미 간 실무협상 결과를 보고받기도 했다. 평양에서부터 무려 65시간이 걸린 장거리 여정을 소화한 뒤였다.

김 위원장은 실질적인 결과가 있는 회담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실무협상 상황을 점검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도 “이번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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