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협상 ‘오늘 밤이 고비’…중요 쟁점 타결은 28일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7일 23시 15분


코멘트

김혁철-비건 등 실무 채널 밤샘 가동 예상…‘잠 못 이루는 하노이’
‘김정은 결심만 남았을 것’ 관측도…28일 담판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저녁 만찬에 앞서 마주보며 악수를 하고 있다. (YTN 캡처) 2019.2.27/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저녁 만찬에 앞서 마주보며 악수를 하고 있다. (YTN 캡처) 2019.2.27/뉴스1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 타결을 위한 북미 정상의 2차 정상회담 첫 회담이 27일 이뤄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저녁 6시 30분께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회담에 이어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가졌다.

이날 첫 회담과 만찬은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을 가늠 지을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이날 만남만으로는 2차 정상회담의 결과를 예측하긴 아직 어려워 보인다.

두 정상은 이날 만찬을 전후로 여러 가지 말들을 쏟아냈으나 회담의 향방을 가늠 짓긴 어려운 수준의 언사만 내놨다.

김 위원장은 만찬 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생각해보면 어느 때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던 것 같다”며 지난 260여 일 간 수시로 머릿속을 스쳐 지났을 여러 가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고민과 노력, 인내는 자신의 결심과 이를 증명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 또 이를 ‘알아주지 않는’ 미국 혹은 국제사회의 여론에 대한 속내를 모두 뒤섞어 내놓은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번에 보다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협상이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외교적 수사에 가까운 발언만 내놨을 뿐 회담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는 “여러 차례 언론을 상대로 말했지만 북한은 많은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라며 “앞으로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훌륭한 지도자를 가진 북한에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 혹은 국무부 등 행정부 차원에서 그간 나왔던 대북 발언을 되풀이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내일 굉장히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어 오늘은 짧은 저녁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해 여전히 협상의 최종 타결까지는 남은 고비가 있음을 밝혔다.

이 같은 첫 회담 풍경을 놓고 보면 북미 비핵화 협상 타결을 위한 2차 정상회담의 ‘수준 높은 합의’를 위한 고비는 이날 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의 첫 회담에서 교환된 의견을 토대로 양측 실무진의 밤샘에 가까운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간 실무 각급 채널이 숨 가쁘게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밤에 먼저 김혁철-비건 채널이 가동된 뒤 여기서 ‘합을 맞춘’ 양국의 입장을 토대로 김영철-폼페이오 채널이 순차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만찬 전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에게 처음으로 ‘친구’라는 표현을 쓴데 이어 만찬에 앞선 환담에서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만찬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실무급 차원의 협상은 사실상 끝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날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화려한 언사보다 자신의 ‘고민과 노력, 인내’를 언급한 김 위원장의 최종 결심만이 남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측과 확대 양자회담을 진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것에 비해 김 위원장은 숙소에 머물며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리게 하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수행한 북한 측 주요 인사들 중 실무협상팀에 해당하는 인사들도 이날 모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회담 준비에만 몰두했다.

이날 북한 매체들은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와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등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팀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날 리수용·오수용·김평해 등 당 부위원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다른 간부들이 베트남의 관광지 하롱베이와 산업 단지인 항구도시 하이퐁을 시찰한 것과 다른 ‘잠행’ 행보를 보였다.

북미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담판’을 지을 이틀 차 회담을 28일 오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